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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영화 속 초연결사회가 군부대에?…개인정보 침해 우려도

등록 2021.01.10 08:30:00수정 2021.01.10 08: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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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데이터, 사물 연결되는 초연결사회 진행

해군, 구축함에 함정 무선네트워크체계 설치 중

육군, 스마트부대 구축 위한 시범사업 본격 시작

웨어러블 기기 활용한 개인 신체정보 남용 우려

"일반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해…위법 소지 있어"

"신체 정보 제공할지 여부, 본인 동의에 맡겨야"

軍 "개인정보 침해 요소 사전 차단, 예방책 강구"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투명 올레드 자동문이 설치된 공간의 예시 이미지. (사진=LG전자 제공) 2020.1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투명 올레드 자동문이 설치된 공간의 예시 이미지. (사진=LG전자 제공) 2020.12.09. [email protected]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공상과학영화에서는 '초연결사회'가 자주 다뤄진다. 초연결사회란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프로세스, 데이터, 사물이 거미줄처럼 연결됨으로써 새로운 가치와 혁신이 창출되는 사회다.

영화 주인공이 거리에 나서면 그의 이름과 성별, 취향 등 개인정보가 순식간에 주변 기기들에 공유되고 그 기기들은 주인공을 위한 맞춤형 영상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장면을 보는 시청자는 처음에는 편리함에 감탄하다가도 잠시 후면 지나친 사생활 노출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초연결사회로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 우리 군대에도 초연결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첨단 기술의 적용으로 작전 수행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병사 개개인의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에 설치된 스마트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에 설치된 스마트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12. [email protected]

가장 앞서가는 쪽은 해군이다.

해군은 스마트 네이비(SMART Navy) 사업의 일환으로 함정 무선네트워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군은 3200t 규모 구축함인 양만춘함에 LTE 기지국과 자체 코어 장비(서버, 사이버 방호 장비 등), 각종 사물인터넷 장비를 설치했다.

이로써 양만춘함은 해상 기지국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곳곳에 설치된 기지국 덕에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쌍방향 음성·영상·문자 소통이 가능해졌다.

또 전투 배치나 출입항, 항해 때 실시간 전투준비태세 점검이 가능해졌다. 함 내 주요 장소마다 설치된 화재센서는 화재 발생 위치를 즉각 알려준다.

[서울=뉴시스] 스마트 함정 구축체계 개념도. 2020.12.29. (그림=해군 제공)

[서울=뉴시스] 스마트 함정 구축체계 개념도. 2020.12.29. (그림=해군 제공)

게다가 향후 육상으로 LTE 통신망이 확대되면 함정 위치와 관계없이 육상부대와도 통신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인명구조, 재난지원 등 다양한 국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해군은 스마트 단말기를 통해 해상에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육상에 전송하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해상 상황을 육상 지휘부와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작전 효율성을 크게 향상하겠다는 게 해군의 방침이다.

육군도 스마트 부대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육군은 모바일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군부대 안에 있는 인원과 차량을 연결할 방침이다. 또 지휘통제, 작전운용, 군수지원 등 모든 부대정보들이 인공지능으로 관리된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침입·테러, 화재,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장병들에게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파된다.

부대 생활관 행정실에는 스마트 총기보관함이 설치된다. 이 보관함은 총기 사용자 인증 정보, 총기 보관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생활관별 총기 보관 상태와 불출 현황을 실시간 점검한다.

[서울=뉴시스] 육군 지능형 스마트 부대 기본 개념. 2020.12.31. (사진=육군 제공)

[서울=뉴시스] 육군 지능형 스마트 부대 기본 개념. 2020.12.31. (사진=육군 제공)

생활관마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 충전기가 설치된다. 병사들은 개인별 지정된 공간에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을 보관하고 기기 보관 현황 정보를 실시간 수집한다.

생활관과 급양관, 탄약고, 유류고 등 부대 주요시설에 재난안전 감시정보(전기, 가스, 화재감지) 수집을 위한 감지기와 데이터 수집을 위한 무선 중계기, 보안장치가 설치된다. 부대별 주요 출입구와 경계지대에는 침입자 위치를 자동추적하는 감시카메라가 장착된다. 부대 안팎에서 영상 정보를 확보하는 복합임무수행용 드론도 배치된다.

이처럼 군부대에서 초연결사회가 구현될 예정인 가운데 군 장병의 개인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점이 주목된다.

해군은 함정 내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해 모든 승조원들에게 군용으로 별도 제작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한다. 함장 등 주요 직위자는 스마트 단말기와 스마트 워치(Watch)를, 그 외 승조원들은 스마트 워치를 휴대한다.

개인 스마트 장비를 통해 승조원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화재나 침수, 익수자 발생 등 긴급 상황에 신속한 초동조치가 가능해진다. 또 승조원 심박수에 이상이 발생하면 스마트 워치의 긴급 알람이 작동해 당직자가 승조원의 안전과 건강을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해군은 함정 내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해 모든 승조원들에게 군용으로 별도 제작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1일 해군 1함대 양만춘함(구축함, DDH-I, 3,200톤급) 승조원들이 사관실에서 한국형 구축함 성능 개량 사업(XDX-Ⅰ)을 통해 도입된 스마트워치·단말기를 이용해 전투배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20.12.29.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군은 함정 내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해 모든 승조원들에게 군용으로 별도 제작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1일 해군 1함대 양만춘함(구축함, DDH-I, 3,200톤급) 승조원들이 사관실에서 한국형 구축함 성능 개량 사업(XDX-Ⅰ)을 통해 도입된 스마트워치·단말기를 이용해 전투배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2020.12.29. (사진=해군 제공) [email protected]

육군 역시 부대원들에게 웨어러블 기기(스마트 워치)를 제공해 일과시간에 병사의 건강상태(심박 수·혈압·운동량) 정보와 위치정보를 각 부대별 전산실에 수집한다. 이 정보는 통합관제체계·부대관리 책임자 스마트폰에 실시간 제공된다.

육군은 또 부대별 생활관 복도에 안면인식 기반 CCTV를 설치하고 전산실의 영상서버를 통해 실시간 영상정보를 수집할 방침이다.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은 생활관 복도에서 일어나는 싸움·구타·실신 등 각종 안전사고 영상을 통합상황판에 자동 표출하고 비상 상황 전파체계를 통해 담당자 스마트폰에 전파한다.

[서울=뉴시스]해군은 함정 내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해 모든 승조원들에게 군용으로 별도 제작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1일 해군 1함대 양만춘함(구축함, DDH-I, 3,200톤급) 승조원들이 사관실에서 한국형 구축함 성능 개량 사업(XDX-Ⅰ)을 통해 도입된 스마트워치·단말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12.29. (사진=해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군은 함정 내 상호 정보 공유를 위해 모든 승조원들에게 군용으로 별도 제작된 스마트 기기를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1일 해군 1함대 양만춘함(구축함, DDH-I, 3,200톤급) 승조원들이 사관실에서 한국형 구축함 성능 개량 사업(XDX-Ⅰ)을 통해 도입된 스마트워치·단말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12.29. (사진=해군 제공) [email protected]

일각에서는 군부대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장병 개개인의 민감한 정보가 남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인권센터 김형남 사무국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일반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할 것들이다. 심박 수나 혈압 등은 개인 건강 정보라 이를 수집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실제로 착용하게 되면 병사들이 권리의식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지역아동센터나 아동 청소년 시설에서 웨어러블 기기나 지문 인식 장비, 안면 인식 장비를 의무화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 침해로 시정을 권고받았다. 공무원들도 출퇴근 시 지문 인식 문제로 계속 (소속기관과) 싸우고 있다"며 "본인의 신체 정보를 제공할지 여부는 본인 동의에 맡겨야 한다. 비동의했을 때 대안이 없으면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군은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동의 등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군은 "체계 이용 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개인정보 침해와 보안에 대한 대책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스마트부대를 운영하기 전에 법률 검토를 통해 장병들의 인권 문제와 개인정보 침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책을 강구하는 등 지속 노력하겠다"며 "병영 내 안전사고 예방, 개인 건강 관리, 급식 품질 개선 등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얻은 후에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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