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엔 엄마들 부글부글…'정인이 진정서' 봇물
"속이 찢어진다" 분노한 엄마들, 진정서 제출 호소
"하늘나라에서 나마 정인이를 지켜줍시다"
양모 사건 담당 재판부에 진정서 700여건 제출
[양평=뉴시스]김선웅 기자 =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 추모객들이 놓은 선물과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故 정인 양은 생후 16개월째인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폭력과 학대로 숨을 거두었다. 2021.01.05.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인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 분노한 엄마들이 '맘카페'를 중심으로 진정서 제출을 주도하는 등 관련자 처벌을 위한 행동에 나섰다.
6일 수원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새벽부터 '너무 화가 나네요', '정인아 미안해, 진정서 많이 부탁드려요', '정인이 사건, 속이 찢어지고 너무 아파요' 등 관련 글 수십 건이 올라왔다.
이 맘카페에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이 사건 관련 글이 게시됐다. 지난 2일 한 방송에서 관련 내용이 나온 뒤에는 하루 수십 건의 글이 게시돼 이날까지 '정인이' 관련 글 200여 건이 쏟아졌다.
관련자 처벌을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동의를 호소하는 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에 동참해달라는 글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잔인하게 학대한 입양부모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엄마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 죽은 아이를 위한 행동으로 '진정서 보내기'를 택했다.
카페에는 진정서를 보냈다는 인증, 진정서 보내는 방법 설명, 진정서 관련 질문 등 진정서 동참을 호소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수원=뉴시스]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인 이른바 '정인이 사건' 관련 맘카페 게시글. (사진=맘카페 캡쳐)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작성자는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을 실감했네요. 우리가 힘을 조금이라도 보태서 하늘나라에 가서도 편히 눈감지 못했을 정인이를 지켜줍시다"라며 진정서 작성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올렸다.
또 다른 작성자도 "며칠째 (이 사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조금만 더 관심 갖고 행동하고, 실천해주세요. 더 이상의 아동학대로 아이들이 고통 속에 지내지 않도록 관심 가져주길 바랍니다"라며 진정서 작성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대부분에 글에는 "너무 화가 난다", "열 받아서 잠도 안 온다", "양부모들 꼭 강한 처벌 받길, 천벌 받을 거다", "이런 인간에게는 인권이고 뭐고 없어야 한다" 등 분노가 가득 담겼다.
다른 지역 맘카페도 상황은 비슷했다. 성남지역의 한 맘카페에도 "우리 뭐라도 행동해요", "진정서 보내러 가요", "결국 죽어 나가야 기억해주네요. 정인아 미안해", "정인이 생각에 종일 눈물 나고 무기력해요" 등의 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이같은 맘카페 주도로 진정서 제출이 호응을 얻어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 장씨를 엄벌하라는 진정서가 법원에 쇄도하고 있다.
현재 재판부에 접수된 엄벌 탄원 등 진정서는 700여 건에 달한다. 지난달 8일 장씨가 구속기소된 뒤 11일부터 시작된 진정서 접수는 정인이 관련 방송이 나간 뒤인 4일 이후 급증해, 4~6일 접수된 건만 300여 건이 넘는다.
한편, '정인이 사망사건'은 지난 10월 생후 16개월 아이 정인이가 숨을 거둔 사건이다. 정인이는 또래보다 눈에 띄게 왜소했고, 사망 직전 온몸이 멍투성이였으며 찢어진 장기에서 발생한 출혈로 복부 전체가 피로 가득 차 있었다.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뒤 입양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났다.
의료진은 정인이 몸에 드러난 손상 흔적이 아동학대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 장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3일 오전 10시30분 서울남부지법 306호 중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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