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공영홈쇼핑 '직관' 해보니…"소상공인엔 라방이 딱이네"[르포]

등록 2024.11.25 06:01:00수정 2024.11.25 06:18: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TV홈쇼핑과 달리 제한없는 라방

직접 현장을 전하고 고객과 소통

TV광고 어려운 소상공인에 제격

공영홈쇼핑 "내년 라방 확대할것"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영홈쇼핑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에서 쇼호스트 이재우가 '도전자' 라이브 방송을 촬영하는 모습 2024.11.25.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영홈쇼핑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에서 쇼호스트 이재우가 '도전자' 라이브 방송을 촬영하는 모습 2024.1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벌써부터 댓글이 시작됐어요! 빨리 보고 싶다~. 오늘 도전은 뭐냐고 하시는데,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일단 상품은 알고 가야죠."

머리에 검은 띠를 두르고 태권도복을 입은 채 카메라 앞에 앉은 쇼호스트가 화면에 띄워진 댓글을 읽으며 쾌활하게 말했다. 그는 이제 막 제주 노지감귤을 가지고 디저트를 만드는 도전을 하려던 참이었다.

지난 20일 찾은 공영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에는 활기가 넘쳤다. 팀원은 쇼호스트와 메인 피디를 비롯해 4~5명에 촬영하는 카메라도 단 두 대뿐이었지만 능숙하게 손발을 맞춰가며 라이브 시간 45분을 꽉꽉 채웠다.

이날은 공영홈쇼핑에서 지난 1월에 론칭한 '도전자'라는 라이브 방송을 촬영하는 날이었다.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접 실험하고 도전하는 포맷의 라이브커머스다. 도전자는 올해 공영홈쇼핑 콘텐츠 조회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촬영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쇼호스트와 피디가 방송 중에 서로 농담을 던지며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댓글을 다는 시청자가 쇼호스트에게 이렇게 하라는 둥 참견을 하기도 했다.

쇼호스트 이재우씨는 "TV홈쇼핑에서는 짜여진 대로 보여주고 장점만을 언급하는 반면 라이브 방송은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궁금한 것들을 풀어주고 긁어주는 요소가 있다"며 "(상품의)안 좋은 점도 조금 돌려서 언급을 해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영홈쇼핑에서 TV생방송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24.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영홈쇼핑에서 TV생방송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24.1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로 같은 날 TV에 생방송으로 나가는 홈쇼핑 촬영 현장은 다소 엄숙하고 정제된 모습을 보여 극명하게 대조됐다. 생방송 중에 혹시나 잡음이 들어갈까 목소리도 낮춰서 얘기를 나눠야 했다.

라이브 방송보다 10배 큰 규모의 TV생방송 스튜디오에는 상품을 준비하고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들부터 촬영, 조명, 오디오, CG감독까지 수많은 인원이 함께했다.

생방송을 총괄하는 우정현 부장은 "계속 치고받고 바쁘게 돌아간다"며 한 PGM(프로그램)이 끝나면 20초 만에 새로운 방송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정신없이 바쁜 생방송 현장에서 방송끝나고 남은 음식들을 주워먹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반면 라이브 방송 스튜디오에서는 그날 판매하는 상품을 나눠 먹기도 하는 등 느긋한 모습이었다.

공영홈쇼핑은 2020년 6월 라이브커머스팀을 설립해 2021년 2월 첫 방송을 올렸다. 라이브커머스 실적은 이후 순조롭게 오름세를 기록했다.

2021년 21억원이었던 중소기업 제품 취급액(매출액)은 지난해 160억원으로 8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는 취급액 230억원을 넘을 예정이다. 라이브 방송 PGM당 평균 취급액은 2022년 600여만원에서 2023년 1200만원 이상으로 1년 만에 2배 늘었다.

지난해 10조에 달했던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내년 2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정 시청자 확보가 중요한 생존 전략으로 꼽힌다. 박종인 모바일영업 실장은 "진행하고 있는 콘텐츠를 어필해 '콘텐츠 커머스'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500회가량 고정PGM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공영홈쇼핑은 내년엔 3000회를 목표로 잡았다. 현재는 소상공인 대표와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진행하는 '소담콘서트', 개그맨 전환규가 진행하는 제주 특산물 콘텐츠 '퐝타스틱제주' 등 고정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활용해 지역 축제나 농가 현장을 찾아 그곳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화천 산천어 축제나 토마토축제, 영천 과일축제, 제주 국제감귤박람회 등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시스] 공영홈쇼핑 라이브 방송. 왼쪽부터 차례로 도전자, 퐝타스틱제주, 소담콘서트. (사진=공영쇼핑 앱 VOD 캡쳐) 2024.1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공영홈쇼핑 라이브 방송. 왼쪽부터 차례로 도전자, 퐝타스틱제주, 소담콘서트. (사진=공영쇼핑 앱 VOD 캡쳐) 2024.1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영홈쇼핑이 이처럼 라이브 방송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공적 역할 수행을 위해서다. 소상공인이 홈쇼핑에서 제품을 광고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팔리지 않은 재고는 다 떠안아야 한다는 리스크까지 있다.

대체제로써 상대적으로 홈쇼핑보다 규모가 작은 라이브커머스를 찾은 것인데, 이게 꽤나 쏠쏠하다. 유튜브로 동시 송출하는 특성상 누적 조회수가 쌓여 홍보효과가 오래 지속되기까지 한다. 공영홈쇼핑은 이같은 이유로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한다.

이종원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라이브커머스가 소상공인들이 TV로 진출하기 전 사전단계에서 케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방송 프라임타임에 소상공인이 들어오려면 매출이 기본적으로 2억~3억을 달성하고 재고도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며 "국감에서도 지적을 받았지만 물리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국정감사 때 공영홈쇼핑은 프라임타임(황금시간대)에 일부 업체 편성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직무대행은 "수익은 TV를 통해서 창출하고, 라이브커머스는 그야말로 각 지역 소상공인들의 좋은 제품을 홍보하고 지자체와 협력하는 공적인 차원이다. 소상공인들이 최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공적인 기능도 하는 동시에 매출의 균형도 맞춰야 하니, 내년 매출 목표는 무리하게 잡지 않고 조직 효율화를 할 것"이라며 "공공사업팀과 상생팀을 통합해 실로 승격하고, 소상공인 정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