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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재산 보니…세종시의원들 '노른자위' 땅 샀다

등록 2021.03.25 13:59:38수정 2021.03.30 23: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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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산단 예정지와 인근 임야·밭·창고·농지 등 다양

땅값·건물 등 차성호 17억, 채평석 13억대 '통 큰' 투자

시의원 대부분 "주말농장, 전원주택, 농사 때문에 샀다” 해명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며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개발 예정 부지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찾아간 세종시 와촌리 등 해당지역에 일명 벌집(조립식 주택)이 들어서 있다. 2021.03.0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확산되며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국가산업단지 개발 예정 부지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9일 찾아간 세종시 와촌리 등 해당지역에 일명 벌집(조립식 주택)이 들어서 있다. 2021.03.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산업단지 등 개발 예정지와 인근에 땅을 산 세종시의원들이 있는 것으로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드러났다.

 25일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세종시의원들의 재산은 아파트, 상가, 임야, 밭, 토지 등으로 다양했다.

지역도 소위 노른자위라 불리는 연서면 스마트 국가 산업단지, 조치원 서북부 개발지구, 서울~세종 고속도로 인근, 부강산업단지 및 북대전나들목~부강역 연결도로, 연동면 내판역 등이다.

우선 투기 목적으로 임시로 지은 조립식건물(일명 벌집)이 수십 채 지어진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단 예정지와 인근에 땅을 사들인 시의원은 차성호, 이윤희, 김원식 의원과 이태환 시의장 모친이다.

차성호(장군·연서·연기) 의원은 논란이 되는 연서면 국가산단이 지역구다. 이번에 신고 된 재산은 지난해보다 7843만원 늘어난 17억9000여만원으로 전체 세종시의원 중 가장 많다.

소유한 땅은 연서면 와촌리 임야(2만 6182㎡)와 봉암리 대지(777㎡), 전동면 석곡리 답(2466㎡),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밭(408㎡) 등 신고 된 액수만 15억 3983만여원에 달한다. 이곳은 스마트 국가산단과 오송산업단지 인근 지역으로 향후 인구 증가로 주택, 상점, 2차 입주 업체 창고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들이다.

이와 관련 차 의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스마트 국가 산단과 인근에 있는 조치원 서북부 개발지구에 땅을 산 의원은 이태환 의장과 김원식 의원이다.

김원식(조치원읍 죽림·번암) 의원은 세종시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다. 본인 소유로만 연서면 쌍류리 밭(4895㎡), 임야 2곳(1185㎡, 3940㎡), 창고(660㎡), 연동면 노송리 임야(678㎡)를 소유하고 있다.

배우자 소유로는 조치원읍 죽림리 대지(176㎡), 봉산리 밭(1195㎡) 등 신고 된 금액만 10억여원이 넘는다. 특히 봉산리 토지는 시의원 임기 당시 없던 도로 포장 예산까지 만들어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이태환 시 의장 모친이 사들인 봉산리 토지는 김원식 의원이 산 땅 인근이면서 조치원 서북부 개발지구와 스마트 국가산단과 지척으로 투기 의혹을 받아 오고 있다. 이 의장 모친은 이번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고지를 거부했다.

[세종=뉴시스]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모친과 김원식 의원이 사들인 땅(사진=국민의힘 세종시당)

[세종=뉴시스]이태환 세종시의회 의장 모친과 김원식 의원이 사들인 땅(사진=국민의힘 세종시당)

이들은 땅 투기 의혹으로 김원식 의원은 민주당 시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2년을 처분 받았다. 이태환 시 의장은 당원 자격정지 1년 6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두 의원은 현재 경찰 수사 중이다.

이윤희(소담·반곡동) 시의원은 연서면 신대리 답(660㎡), 연동면 노송리 밭(1091㎡), 임야(595㎡)를 본인 명의로 가지고 있다. 이중 연서면 땅은 스마트 국가산단과 약 4~5㎞로 지척이다. 연동면 토지는 오송산단과 차로 10분 거리며 이곳에서 ITX 정부세종청사역과 연결되는 내판역과 1.5㎞ 이내에 있다.

해당 농지를 찾아가 보니 그곳에는 편백 묘목 몇 그루 등이 심어져 있었다. 해당 농지는 세종시의 스마트 국가산단 발표 약 1년 전인 지난 2017년 5월 1억2000만원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곳은 현재 매매 당시보다 공시지가가 ㎡당 43%(2020년 기준) 올랐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연서면과 연동면 땅은 모두 의원이 되기 전 구입한 땅이며, 연서면 땅은 스마트산단 관련 발표가 나기 전 매매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말농장 용도로 가족과 함께 구매했으며, 연동면 임야는 향후 전원주택을 짓고 살 목적으로 샀다”며 “실제 작년에도 많지는 않지만, 유실수를 심는 등 경작을 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인근 땅을 사들인 노종용(도담동) 의원은 고속도로 예정지 앞 장군면 송문리에 단독주택(364㎡)과 진입로를 목적으로 도로(60㎡)를 구입했다.

노 의원은 “도담동에서 아파트 전세로 살다가 지난해 6월 송문리 주택을 샀다”라며 “8차선 고속도로 예정지 인근이라 3년간 방치됐던 집을 싸게 사 잠깐 살다 오려고 했는데 신도심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올라 아직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대전 나들목~부강역 연결 도로 인근에 땅을 산 의원은 이곳을 지역구로 둔 채평석(연동·부강·금남) 의원이다. 채 의원은 지난 2018년 6월 당선 직후 토지 3건을 취득했다. 등기부등본상에는 지난 2018년 11월 매매한 부강면 부강리 553-3번지 답(4423㎡)을 13억 3796만원 샀다. 채 의원은 지분 3분의 1인 1475㎡를 소유하고 있다.

또 같은 해 12월에는 인근 부강리 답(502㎡) 3분의 1인 167㎡를 공유로 인접 농지인 부강리 답(307㎡)은 3분의 1인 102㎡를 제삼자와 공유하고 있다. 각각 매입가격은 1억 4564만원과 8907만원이다.
[세종=뉴시스]이윤희 세종시의원이 구입, 주말농장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신대리' 땅 전경. 2021.03.25. ssong1007@newsis.com

[세종=뉴시스]이윤희 세종시의원이 구입, 주말농장으로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신대리' 땅 전경. 2021.03.25. [email protected]

특히 이곳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표한 부강역~북대전 나들목 도로 인근으로 해당 토지에 포함됐거나 20~60m 인접 거리에 있다. 신고 된 토지 소유 가액만 17억여원이 넘는다.

채 의원은 “지분공유는 땅을 사려는 지인이 돈이 부족하다고 해서 함께 산 것일 뿐 지분 쪼개기 식 투기는 아니다”라며 “나도 농사를 짓는 사람이고 실제 해당 용지에 농사를 짓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부강역~북대전 나들목 인근 토지 구입과 관련, “(나들목 설치)그런 것은 잘 알지도 못하고 앞에서 이야기한 지인이 땅을 사면서 함께 산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손현옥(고운동) 의원의 배우자는 지난 2019년 5월 공매를 통해 전의면 원성리 농지(897㎡)를 1610만원에 취득·소유했다. 손 의원은 “주말농장용으로 구입했으며 투기와는 관련 없다”라고 선을 긋고 나서 “텃밭 개념으로 땅에 채소, 유실수 등을 심고 주말마다 가본다”고 답변했다.

세종시 지역 외에서는 임채성(종촌동) 의원이 지난 2019년 8월 충남 공주시 이인면 용성리 농지 3199.4㎡(8500만원)를 모친과 함께 매매해 지분 공유 방식으로 소유 중이다.

임 의원은 “경작을 목적으로 어머니와 공동으로 토지를 취득했다”며 “농사에 참여하면서 인부를 고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 지면서 세종시민 A(43)씨는 “요즘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세종 관련 땅 투기 의혹들을 보면 이 곳이 완전 투기판이 된 듯한데 땅 한평 없는 나로서는 허탈하기만 하다”며 “땅을 산 정부부처 공직자, 시의원, 시공무원 등은 한 목소리로 ‘전원주택’이나 ‘농사’를 위해 땅을 구입했다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을 만한 시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공직자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종시의원 중 1주택자는 12명, 2주택 이상 보유자는 4명으로 재산을 신고 했다. 아파트 1곳을 보유 중인 의원은 김원식, 박성수, 박용희, 상병헌, 손인수, 손현옥, 안찬영, 이영세, 이윤희, 임채성 의원 등 10명이다.

단독주택이나 주택·상가 복합건물 1채 보유자는 서금택, 채평석 의원 두 명이며 무주택자는 2명으로 이태환, 이순열 의원이다.
[세종=뉴시스]채평석 세종시의원이 지난해 사들이 부강면 땅 일부가 도로 신설 예정지(파란색 원)에 포함됐다.(자료=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도시계획정보서비스)

[세종=뉴시스]채평석 세종시의원이 지난해 사들이 부강면 땅 일부가 도로 신설 예정지(파란색 원)에 포함됐다.(자료=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도시계획정보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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