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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참패와 함께 쇄신 대상 전락…"정권말 필연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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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0 13:00:00  |  수정 2021-04-19 08:59:27
도종환 비대위 출범…"국민이 졸이냐" 친문 일색 비판
초선·2030 반성문 릴레이…"새 인물 교체" 친문 비토
발끈한 친문 "反文이 있었느냐…당 어려우니 내부총질"
레임덕-脫주류 필연이라지만…"이제야 반성? 변종 남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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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윤해리 이창환 기자 =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자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것은 '친문'이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면면에 대한 반발부터 차기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문 이선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간 금기시됐던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정권말 레임덕(권력 누수)과 함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탈(脫)주류' 현상이라는 해석이 붙는다.

도종환 비대위 출범…"국민이 졸이냐" 친문 일색 비판
9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에서 첫 공개 회의를 가졌다. 도종환 비대위원장은 "민심 앞에 토 달지 않겠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재보선 참패 원인을 낱낱이 분석할 백서 제작과 함께 "내로남불 수렁에서 하루속히 빠져나오겠다"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 자당 의원 대상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엄정 대응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비대위가 '친문 일색'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새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부터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 친문계 인사다.

더욱이 민주당 현역 의원 56명을 포함해 친문 정치인 58명이 모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연구원'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대위원 중 절반 이상이 민주주의 4.0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노웅래 전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그것조차도 또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또 우리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그 후보를 뽑는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느냐"며 "국민들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비주류인 노 전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결정한 회의 도중 "이게 쇄신이냐"고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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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030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9. photo@newsis.com

초선·2030 반성문 릴레이…"새 인물 교체" 친문 비토
그간 집단행동을 삼가던 초선 의원들은 오전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긴급 모임을 가진 후 연명으로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철저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10개월간 초선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도 경청하겠다"고 했다.

무공천 번복 결정도 도마에 올랐다.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촉발된 보궐선거임에도 당헌당규를 뒤집으며 무리하게 공천을 강행했다는 비판이다. 이들은 "국민적 공감 없이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여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며 "초선의원들로서 그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체 초선의원 81명 중 50여명 넘게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는 차기 지도부에서 '친문 비토론'이 나왔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친문 의원 등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 "자신들에게 (참패의) 원인이 있다면 출마를 숙고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이 나서 청와대의 노선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당대표 후보 3인방 중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는 4선 홍영표 의원, 원내대표 후보군 중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당권파 4선 윤호중 의원과 3선 김경협 의원이 친문으로 분류된다.

앞서 소장파인 박용진 의원도 MBC 라디오에 나와 차기 당대표, 원내대표와 관련해 "새로운 인물, 새로운 가치, 새로운 노선을 표방할 수 있어야 당을 그렇게 움직여 나갈 것 아니겠느냐"면서 인물 교체를 주장했다.

2030 청년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재보선 참패에 대해 "원인은 저희들을 포함한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참패 원인으로 무공천 번복, 추미애·윤석열 갈등(추윤갈등), 조국 수호, 내로남불 등을 지목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엄호와 관련해선 오영환 의원이 "국민들이 사과를 요구하면 사과할 용의도 있다"고도 했다. 당내 금기로 여겨지던 조국 사태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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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양향자, 신현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4·7재보선 참패 관련 논의를 위해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톨령과, 민주열사를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9. photo@newsis.com

발끈한 친문 "反文이 있었느냐…당 어려우니 내부총질"
친문 주류 의원들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부산 친문 전재수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문이다, 아니다로 민주당의 쇄신과 혁신 작업을 평가절하해 버리면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친문 이선후퇴론에 대해선 "선출된 원내대표가 얼마나 무거운 민심을 잘 받드느냐, 쇄신의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마찬가지로 부산 친문인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들 중에서 계파 색이 강한 분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친문 책임론에 대해서도 "(재보선 패배를) 특정 개인이나 특정 몇 사람의 문제로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다른 친문 재선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이 어려운 시기에 분열시키는 듯한 내부총질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본인이 친문을 원치 않으면 민주적으로 선거에서 그분을 안 뽑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청와대 출신 친문 의원도 뉴시스에 "우리당 의원들이 다 친문이다. 반문이 누가 있느냐"며 "친문이 당내에서 조직을 갖고 움직이는 것도, 무슨 모임을 하는 것도 아닌데 친문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미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주류 호남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을 창당해 나감으로써 비주류 계파는 소멸되다시피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후 문재인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공천을 통해 대거 물갈이가 이뤄진 데다가, 집권 후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2018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부분 계파 구분 없는 '범친문'에 가까웠다는 평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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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참석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2. photo@newsis.com

레임덕-脫주류 필연이라지만…"이제야 반성? 변종 남탓"
그러나 여당 내에서 이른바 친문 비판, 탈(脫)주류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모든 집권세력이 정권 말 맞이하는 레임덕와 함께 필연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당장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민주당 내에 극한의 위기감을 갖게 하며 당청간 원심력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전체에서 279만표(57.5%)를 얻어 190만표를 얻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89만표 차로 제쳤다.

내용적으로도 서울 관내 25개 모든 자치구(區)에서 오 시장이 과반 이상을 득표했다. 정권 심판 바람이 거세게 분 셈이다. 지난 2016년 진(眞)박 공천 파동으로 새누리당이 몰락했던 20대 총선 당시 줄줄이 낙선한 것은 정작 친박계와 정면 충돌했던 수도권의 비박, 소장파 의원들이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지역구 49곳 중 41곳을 싹쓸이하며 수도권에서 대거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이 재보선으로 표출된 민심 이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강성 친문과 이를 빠져나가려는 친문의 분화현상"이라며 "이는 권력 집중에 비례한다. 집권 초 주류로의 권력 집중이 심할 수록 정권 말기에 나타나는 반동이 더 커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추세는 재보선 국면 여당 선거운동에서 '문재인 마케팅'이 실종되며 편린이 드러난 바 있다. 박 후보도 선거운동 중 당명이 없는 하늘색 점퍼를 입고 문 대통령 관련 언급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내주 초 나올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와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의 추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기류 변화에 가속이 붙을 지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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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1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9.10.10. photo1006@newsis.com
다만 그 시점이 재보선 참패 이후와 공교롭게도 겹치는 데 대해 당 안팎의 시선이 곱지는 않다.

총선 직전인 2019년말 조국 전 장관 일가 논란으로 당청 지지율이 동반하락했을 때도 당시 최고위원이던 김해영 전 의원과 조응천 의원,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 외에는 민주당 내에서 별다른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호평받았던 K-방역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잇딴 막말 자충수로 범여권 190석의 압승을 거두고 소장파 의원들이 대거 낙선하자 그나마 있던 '소신 발언'은 소멸되다시피 했다. 이후 지난해 임대차3법과 공수처법 개정안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일 당시 민주당 내에서 이견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신 교수는 "시기가 늦은 반성은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구태 정치에 젖지 않은 초선이라면 이런 말이 선거 전에 나왔어야 한다. 남 탓의 또다른 버전"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bright@newsis.com,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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