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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재무제표 제출 거부…금융당국, 결국 수사의뢰

등록 2021.08.18 05:00:00수정 2021.08.18 08: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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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자료 제출 수차례 요구…머지포인트 '묵묵부답'

"발행잔액 부족하다" 주장하다…돌연 "잔액 충족"

8월 말까지 등록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요건 못 갖춰

결국 사업 투명성 밝히고 소비자 보호 위해 검경 수사 의뢰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1.08.1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1.08.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에 대해 검경 수사 의뢰했다. 8월 말까지 선불전자지급업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한 머지포인트 측이 아직까지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고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8일 "정식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 등 사업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료를 낱낱이 제출해야 한다"며 "이런 당국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음에도 머지포인트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며 "결국 머지포인트 사업 구조를 명확하게 밝히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검경에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외식 체인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9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머지포인트가 정부 미등록 업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사업은 급속도로 고꾸라졌다. 결국 머지포인트 측은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이로 인해 머지포인트 사용처가 대부분 사라졌다. 먹튀를 우려한 수백명의 가입자들이 본사에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의 정식 등록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검경에 수사 의뢰한 이유는 사업 투명성에 강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취재를 종합해보면, 올해 상반기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 측이 무허가 영업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어 머지포인트가 선불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 머지포인트에 정식 등록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했다.

당시 머지포인트 측은 현행법상에서 명시하는 발행 잔액(30억원)에 못 미친다고 금융당국의 등록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다 갑자기 6월 말이 돼서야 30억원을 충족했다며 선불업자로 등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의 일관성 없는 모습에 강한 의구심을 가진 시점도 이때부터다. 8월 말까지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금융당국과 약속했지만, 8월 중순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일절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머지포인트는 선불업 등록 절차를 밟겠다고 말하면서도, 일부 요건에 대해서는 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모순된 주장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도 머지플러스는 선불업 요건에 해당하는 '범용성이 있는 2개 이상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발행한 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전자금융법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이란 돈을 전자적 방식으로 저장·발행한 것으로 2개 이상 업종에서 범용성을 갖출 것을 조건으로 명시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머지포인트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해 사실상 선불업자로 보고 있다.

특히 머지포인트 측은 금융당국에 투자 유치 등을 내걸며 자신들의 성장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와 관련된 투자의향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사업자들의 특징은 적자를 보더라도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회원을 모집한 뒤 투자 유치를 받는 것"이라며 "곧 투자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하며 사업 성공을 강조하는데, 그게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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