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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 내걸었던 수니파 탈레반, 시아파 군사지도자 동상 폭파

등록 2021.08.18 19: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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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AP/뉴시스] 18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도심요새 지역인 와지르 악바르 칸 구역을 탈레반 전사들이 순찰하고 있다. 이 구역은 미국 등 외국 공관들이 있는 곳이다

[카불=AP/뉴시스] 18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도심요새 지역인 와지르 악바르 칸 구역을 탈레반 전사들이 순찰하고 있다. 이 구역은 미국 등 외국 공관들이 있는 곳이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수중을 넣은 탈레반의 전사들이 같은 이슬람 라이벌 분파의 군사 지도자 조각상을 폭탄으로 날려버렸다고 AP 통신이 18일 전했다.

폭파 대상이 조각상이긴 하지만 전날 첫 대외 기자회견에서 반대 진영에서 일한 사람들을 보복하거나 하지 않고 일제히 사면할 것이라고 밝힌 탈레반의 새 방침과는 다소 어긋나는 모습이다.

통신은 사회관계망 영상 등을 인용해 이날 중부의 바미안 주에서 시아파의 군 사령관 압둘 알리 마자리의 동상이 폭파되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이슬람의 다수파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에 속한다. 아프간에서 1989년 10년 간의 소련 침공을 물리친 이슬람 무자히딘 전사들은 수니파와 라이벌 시아파 간에 정권 쟁탈의 내전에 들어갔다. 시아파의 사령관 알리 마자리는 수니파와의 전투에서 1996년 전사했다.

수니파의 탈레반은 즉시 정권을 잡고 수도 카불에 입성했으나 5년 뒤 2001년 12월 3개월 전에 뉴욕 테러를 당한 미국의 전격 침입을 받고 카불에서 쫓겨났다.

이날 탈레반이 폭파한 동상의 주인공인 알리 마자리는 이란이 종주국인 이슬람 소수파 시아파 지도자일 뿐아니라 아프간의 소수계 종족 하자라족의 지도자이기도 하다.

연한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아프간은 서쪽으로 이란과 접하고 있으며 이란은 탈레반의 공세가 격해지자 자국과 가까운 시아파 하자라족 안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각상이지만 알리 마자리 상이 폭파되면서 이란의 걱정이 현실화한 셈이다.

또 폭파 사건이 벌어진 바미안 주는 탈레반이 1차 정권 말기인 2001년에 1500년 역사의 산악지대 불상을 파괴한 곳이기도 하다. 딩시 탈레반은 이슬람의 우상 금지 및 파괴 가르침에 따랐다고 강변했으나 국제 사회는 값진 문화 유산의 파괴를 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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