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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주머니에 돈 없어도? 하고 싶은 일 한다면 '이생망' 아냐"

등록 2021.09.18 06:00:00수정 2021.09.18 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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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9월18일 청년의날, 남들과 다른 삶 사는 청년을 만나다
작가, 배우, 강연가, 서점지기, 수영강사 김병선 인터뷰
"인생은 길고, 청춘은 짧다"…하고 싶은 일 하는 청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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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100일, 유럽여행' 저자이자 독립서점 대표, 포털 오디오클립 PD 겸 진행자, 강연자, 수영강사, 배우 김병선(29). (사진=김병선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N포세대(N가지를 포기한 세대)' 등 청년을 대변하는 신조어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요즘 시대. 코로나19로 취업문은 좁아지고,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청년들 사이에서 "주변 또래 중에 가장 가난하지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청년을 만났다.

도서 '100만원, 100일, 유럽여행' 저자이자 독립서점 대표, 포털 오디오클립 PD 겸 진행자, 강연자, 수영강사, 배우로 사는 김병선(29)씨가 그 주인공이다.

'청년의날'인 18일 김 작가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은 길고, 청춘은 짧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업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청춘을 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집 마련, 취업 등을 '포기'한 N포세대가 되길 거부했다. '포기'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았던 때도 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인턴을 하던 중견기업에서 정규직 전환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김 작가는 "생각보다 재밌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었다. 나보다 앞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살고 있는 것을 봤지만, 내가 원하는 삶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잘 사는 삶'은 행복해야 한다. '힘들긴 한데 재밌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지금은 여러 직업을 통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걸 잘 하는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철저하게 뭔가를 만들어서 증명해야 한다.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학교 가는 학생처럼 나만의 스케줄을 만들어서 매일같이 치열하게 살고 있다. 잠잘 시간이 하루에 3~4시간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의 독특한 이력은 본인이 직접 철저하게 분석하고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무작정 '한번 해보자'고 뛰어드는 것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준비기간을 갖는다. 여러 활동의 시작이 됐던 100일 동안의 유럽여행도 그랬다.

김 작가는 "취미가 직업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여행을 취미가 아닌 업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여행작가가 되면 좋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콘텐츠가 100만원, 100일, 유럽여행이었다"라고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여행하면서 스스로도 해내지 못할 거라 여겼던 것들도 상황 속에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어떻게든 해낸다는 것을 알았다. 그 후로는 속에 있는 두려움이나 걱정보다 행동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렇게 다녀온 여행은 끝없는 도전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대학 시절부터 했던 다양한 활동이 도움이 돼 자신이 졸업한 수원대학교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초청강연도 하고, 꿈을 찾도록 돕는 '꿈여행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걸고 중고등학생들도 만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2018~2019년 다녀온 '미국 자동차 로드트립'과 '쿠바 한달 살기' 이야기도 책으로 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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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서향관 대표 김병선. (사진=김병선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7월에는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인 '독립서점 대표'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직접 꾸민 작은 공간에서 책을 골라 소개하고, 소규모 독서모임도 진행한다.

김 작가는 "요즘같은 때일수록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서점을 차렸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났을 때 그동안 소통하지 못하고 억눌렸던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에는 배우로서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서점을 운영하고, 강연을 하러 다니면서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광고, 연극, 단편영화, 웹드라마 등에 참여해 차근차근 얼굴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극 '문넘어 신선생'의 주인공을 맡았고, 최근 유명 여행사 광고도 찍었다.

김 작가는 "지난해 배우로 일하면서 하루 열시간 넘게 추운데서, 더운데서 고생하며 벌어들인 수입은 1년 합쳐도 700만원도 안 된다. 하지만 돈을 못벌어도 이 일이 재밌다. 힘든건 힘든거고, 내가 선택해서 가는 길이다. 다른 일을 하면서 힘든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다. 힘들다. 경제적으로만 봤을 때 주변 또래 중에 내가 제일 가난하다"라며 웃어보였다.

다만 "당장 주머니에 돈이 없어도 이번 생이 망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생은 망했다'가 아니라 '남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업은 망했다, 여자친구는 글렀다' 이렇게 생각하고 산다. 하지만  즐겁게 살고 있다. 내가 지금 당장 돈이 없는 것뿐이지 언제까지 없을 것 아닐테니까"라고도 했다.

아울러 "힘든 시기는 결국 지나기 마련이다. 끝이 없을 것 같은 고통도 결국 그 끝은 존재한다"며 "코로나19가 끝나는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맞이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오늘을 준비한다면 코로나19의 끝에 새로운 삶의 국면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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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100만원, 100일, 유럽여행' 저자이자 독립서점 대표, 포털 오디오클립 PD 겸 진행자, 강연자, 수영강사, 배우 김병선(29). (사진=김병선 작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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