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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자 종전선언 꺼낸 文대통령…임기 내 실현 가능할까

등록 2021.09.22 04:05:57수정 2021.09.22 04: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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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마지막 유엔연설서 4자 종전선언 화두…"힘모아 달라"
하노이 노딜 후 사실상 '용도 폐기'…北美 호응이 관건
남북 군비경쟁 상황 속 종전선언…논리 모순 극복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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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9.22. bluesoda@newsis.com

[뉴욕(미국)·서울=뉴시스] 김태규 안채원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재촉구한 것은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접점을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반도 평화 시계를 3년 전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로 돌리고 싶다는 희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 2년 간 단순히 종전선언의 필요성만을 언급해왔던 것과 달리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이라는 구체적인 방향성까지 제시한 데에는 더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난 3년 간 이루지 못한 종전선언을 남은 임기 8개월 간 추진하기에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앞선 4년 간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달리 종전선언의 주체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처음 제안했던 2018년 73차 총회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만을 언급한 수준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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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9.22. bluesoda@newsis.com

'하노이 노딜' 여파로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던 2019년 74차 총회에서는 한반도 문제 3원칙(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의 재확인 속에 평화경제 구상이 종전선언을 대체했었다.

당시 북한의 경제적 보장을 앞세운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은 비핵화 상응조치로 북한이 요구해오던 경제제재 완화에서 체제안전 보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과는 동떨어진 접근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통한 체제 안전보장 기반 위에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을 추진하고, 이를 통한 평화경제를 실현하고자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었지만 북한은 호응하지 않았다.

지난해 75차 총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의 미완성 현실과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전선언 필요성을 재환기하는 수준에 그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반영한 인간안보 화두 속에서 북한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동참을 호소했었다.

남북 두 정상이 오랜 적대관계를 종식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한 것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상징적인 조치로 정치적 선언의 성격이 강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초기 비핵화 협상의 유인책으로 기존의 남북 종전선언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으로 참여 대상의 폭을 넓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로 종전선언을 접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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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9.22. bluesoda@newsis.com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 조야를 중심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타이밍을 놓쳤고, 이후 중국이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를 제외한 3자 종전선언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하면서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선언의 주체를 3자로 할 것인지, 4자로 할 것인지에 대한 형식 논리에 갇혀 협상 카드로서의 생명을 잃었다.

이처럼 하노이 노딜과 함께 사실상 '용도 폐기' 됐던 종전선언의 개념을 다시 화두로 꺼낸 것은 다분히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평가된다.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명분 삼아 국제사회를 움직여보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마침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한 것도, "종전선언이야 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 것도 모두 이러한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 과정에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일정 부분 공감대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은 당시 왕이 부장 접견에서 북한의 대화 복귀 견인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과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미중 간 패권 다툼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을 포함한 종전선언 논의가 어느 정도 현실성이 뒷받침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한의 잇딴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와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으로 남북간 군비경쟁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무시한 채 종전선언을 언급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점도 극복해야 할 지점으로 보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대남 비난 담화에서 "자기들의 류사(유사) 행동은 평화를 뒤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론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한다"면서 "장차 북남 관계발전을 놓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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