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아프간 민간인 사살 "전쟁법 위반 아냐...단순 실수"
"의도치 않았다…처벌할 사람 없어"
"정보 오류·확증편향·통신장애 때문"
[카불=AP/뉴시스] 미군이 지난 8월 29일 자폭 테러범들을 싣고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으로 향하던 차량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민간인들을 오폭한 것으로 드러났고 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며 위법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2021.11.04.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미국 국방부는 미군이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오폭으로 10명의 아프간 민간인을 사살한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어떤 법 위반도 발견하지 않았다면서 관련자를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29일 미군은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성인 3명과 아동 7명을 사살했다. 미군은 이들을 테러를 저지르려는 이슬람국가 호라산(IS-K·IS 파생단체) 조직원이라고 오인했다.
하지만 새미 사이드 미 공군 감찰관은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며 "범죄 행위나 태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이드는 "집행 오류와 확증 편향, 통신 장애가 겹쳐 민간인 사망자가 안타깝게 발생했다"면서 "목표물인 차량과 탑승자가 당시 미군에 임박한 위협으로 평가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8시간 동안 표적 차량과 탑승자에 대한 정보 탐색이 "유감스럽게도 부정확했다"는 설명이다.
사건 3일 전 IS는 카불 공항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해 미군 13명을 비롯해 16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는데, 미군은 이들이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막으려고 작전을 벌이다 오폭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보 당국은 직전 테러에 사용된 차량이 도요타의 흰색 '코롤라' 모델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미군은 테러에 사용되지 않은 다른 민간인 흰색 코롤라를 공격했다는 것을 이번에 인정했다.
이어 미군은 목표 지점에 있던 집이 비어있는 것으로 확신했는데, 그것마저도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또 당시 작전이 '확증 편향'에 빠져 수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들은 직전 테러에 쓰였던 폭탄이 컴퓨터 가방에 담겨 있다고 판단했고, 피해자들이 컴퓨터 가방을 교환하는 장면을 목격하자 올바른 목표물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사이드는 "알고보니 그것은 폭탄이 아니라 그냥 컴퓨터 가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단 한점의 실패도 없으며, 잘못을 탓해야 할 사람도 없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실수에 처벌 받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 역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했다.
앞서 9월 17일 미 국방부는 '비극적인 실수'라고 인정하며 유족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미국 이주를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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