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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결산①]'비틀쥬스'·'하데스타운' 등 뮤지컬 흥행…매출액 2889억 원↑

등록 2021.12.25 05:00:00수정 2021.12.25 06: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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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회복세...올해 공연 개막 편수는 약 1만442건

지난해 매출(1721억 원)보다 상승...코로나 확산 긴장감 여전

소극장 연극은 한파…올해 공연 매출 중 8.2% 그쳐

[서울=뉴시스] 뮤지컬 '위키드' 옥주현·정선아. 2021.06.30. (사진 = 에스앤코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위키드' 옥주현·정선아. 2021.06.30. (사진 = 에스앤코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접어든 가운데 공연계의 상황은 올해도 녹록지 않았다.

공연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해 연말의 후폭풍으로 1월 매출액이 약 37억원으로 최저점을 찍으며 얼어붙었다. 이후 2월부터 거리두기 완화로 회복세를 보였고 대형 뮤지컬들이 잇따라 무대를 올리며 공연 시장 매출액은 지난 10월 300억원을 돌파했다.

공연의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지난 11월에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발표로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반짝했을 뿐이었다. 코로나19 및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방역패스제 의무, 공연장 운영시간 제한 등으로 방역 지침이 강화되면서 공연계도 다시 긴장하는 모양새다.

25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올해 공연 개막 편수는 약 1만442건, 매출액은 약 288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지난해 공연 개막 편수 5014건, 매출액 1721억원과 비교하면 그 이전으로 회복한 수치이나 코로나19 변수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뮤지컬 '위키드' 시작으로 꾸준한 흥행…'비틀쥬스'·'하데스타운' 등 초연 호평

[서울=뉴시스] 뮤지컬 '비틀쥬스' 정성화. 2021.07.22. (사진 = 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비틀쥬스' 정성화. 2021.07.22. (사진 = CJ ENM 제공) [email protected]

뮤지컬 시장도 올 초까지 공연이 중단되거나 개막이 연기되는 상황이 반복되며 주춤했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고스트' 등은 공연 중단을 연장했고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명성황후' 등은 개막을 미뤘다가 2월부터 재개했다.

특히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뮤지컬들이 스타 배우들과 함께 코로나19를 뚫고 막을 올리면서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모았다. 올해 공연 매출액 약 2889억원 중 뮤지컬이 매출액 약 2222억원으로 76.9%를 차지했다.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공연하며 상반기 공연계를 휩쓴 뮤지컬 '위키드'를 시작으로 '팬텀', '시카고', '드라큘라', '마리 앙투아네트', '헤드윅', '엑스칼리버', '빌리 엘리어트', '지킬앤하이드',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등까지 꾸준히 흥행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밀접접촉돼 비상이 걸리기도 했지만, 모두 공연을 무사히 올렸다.

초연작들의 선전도 힘을 보탰다. 지난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세계 최초 한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비틀쥬스', 브로드웨이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하데스타운', 브로드웨이 화제작으로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 '그레이트 코멧' 등이 한국에 상륙해 호평을 받았다. 대학로 창작 뮤지컬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검은 사제들' 등도 주목 받았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하데스타운'. 2021.09.09. (사진 = 에스앤코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하데스타운'. 2021.09.09. (사진 = 에스앤코 제공) [email protected]

또 지난해 코로나19로 조기 종연된 작품들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공연이 내한했고, 서울시뮤지컬단 '작은아씨들'도 돌아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업계 문제에 대한 공감대도 터져나왔다. 한국 뮤지컬의 합리적인 제작시스템 및 안정적인 재정 마련 등 필요성에 제작자들이 공감하며 머리를 맞댔고,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가 지난달 공식 출범했다. 국내 뮤지컬의 투자 유치 및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K-뮤지컬국제마켓'도 처음으로 열렸다.

뮤지컬을 독립 장르로 분리해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뮤지컬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동안 뮤지컬은 공연법상 별도 표기가 없어 연극의 하위 장르로 인식돼왔다.

이 밖에 코로나19 속 뮤지컬의 극장 상영 및 유료 온라인 공연도 계속됐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베르테르', '팬텀' 등은 공연 실황을 극장에서 개봉했고 '레드북', '어쩌면 해피엔딩', '마리 앙투아네트' 등도 온라인 중계로 관객들을 만났다.
[서울=뉴시스] 연극 '리어왕' 이순재. 2021.11.03. (사진 = 파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연극 '리어왕' 이순재. 2021.11.03. (사진 = 파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소극장 연극, 여전히 코로나19 한파…올해 공연 매출 중 8.2% 그쳐

코로나19 여파는 연극계에 더 차갑게 파고들었다. 공연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뮤지컬들과 달리 대학로 소극장의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KOPIS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올해 연극 장르의 공연건수는 약 1945건, 매출액은 약 2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공연 매출액의 8.2%에 그친다.

지난해 공연건수 1241건, 매출액 161억원 보다 호전됐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도달하진 못하는 수치다. 2019년에는 공연건수 1792건, 매출액 약 31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엔 전체 공연 매출액의 12.9%를 차지했다.
[서울=뉴시스]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1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 원: 밀레니엄이 다가온다'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1.12.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올해 300석 미만의 소극장 연극의 공연건수는 약 1435건이었고, 매출액은 약 125억원이었다. 나머지 대극장 및 중극장 연극 510건이 매출액의 절반인 약 112억원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 가운데 브라운관에서 보던 배우들의 무대 데뷔와 복귀는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반기엔 4시간여에 달하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정경호가 처음 연극에 도전했고, 내년까지 무대를 이어간다. 재공연으로 돌아온 '마우스피스'는 김여진, 유선, 김신록 등이 출연한다.

올 초에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박은석과 '스타트업'의 김선호가 각각 연극 '아마데우스', '얼음'으로 복귀하며 티켓 파워를 보였다. 동명의 영화가 흥행한 '완벽한 타인'도 연극으로 재탄생했고 장희진, 이시언 등이 무대에 데뷔했다. 배우 정겨운과 가수 테이도 23주년을 맞은 '스페셜 라이어'로 무대에 처음 섰다.

특히 연기파 노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배우 이순재의 연기 인생 65주년 기념 연극 '리어왕'을 비롯해 박정자의 '해롤드와 모드', 김성녀의 '파우스트 엔딩', 윤석화의 '아카이브-자화상', 정동환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노장들은 굳건한 존재감을 보였다. 내년 초에도 신구와 오영수가 출연하는 '라스트 세션' 등이 이어진다.

하반기엔 국립극단 'SWEAT 스웨트: 땀, 힘겨운 노동' 등 노동을 소재로 한 연극이 잇따라 나왔고, 연극계 블루칩으로 통하는 신유청 연출의 연극 '그을린 사랑', 양정웅 연출의 셰익스피어 후기 비극인 연극 '코리올라누스' 등도 호평 받았다.

온라인 공연 역시 연극계의 하나의 출구로 활용됐다. 국립극단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지난해 취소됐던 연극 '햄릿'을 지난 2월 온라인으로 선보였고, 11월에는 개관 71년 만에 처음 온라인 극장을 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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