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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산업계…'터지면 끝'[중대재해법 시행②]

등록 2022.01.23 10:00:00수정 2022.01.23 11: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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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오는 27일부터 적용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12일 전국 현장을 점검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인근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점검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점검 대상을 기존보다 확대하고, 제조, 건설 현장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상태를 점검하고 지도할 예정이다. 2022.01.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성에 대해 재계는 혼란을 느끼면서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싣고 있다.

산업계는 앞다퉈 안전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담당 임원의 직급을 높이는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또 안전 관련 인력과 예산을 강화하는 등 안전 관리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대재해 발생률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철강·석유화학·조선업·건설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지난해 최고안전책임자(CSO) 직을 신설하거나 안전 조직을 강화하는 기업이 늘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보건기획실'이란 이름의 산업보건 관리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작업자의 위생관리뿐 아니라 질병 및 감염병 방지, 유해인자 차단 등 직원들의 건강 보호·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현대제철도 안전보건총괄 부서를 신설하고 상무급 인사를 임명했다.

현대중공업도 안전생산부문장과 안전경영부문장의 직급을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격했다. 안전생산부문장은 엔진기계사업부 생산현장의 안전을 총괄하는 자리이며 안전경영부문장은 전사 안전을 총괄한다. GS칼텍스도 CSO 자리를 대표이사에 맡겼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도 역시 ‘안전 담당 임원’을 신설하거나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해 안전사고 책임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CSO를 부사장급으로 격상해 신규 선임했고, 현대건설·한화건설도 CSO 자리를 신설했다. 롯데건설도 안전보건부문을 대표 직속의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전사적 위기관리 차원에서 ‘주요 리스크 관리 조직’(CRO)을 신설했고, SK하이닉스는 기존 ‘개발제조총괄’을 ‘안전개발제조총괄’로 확대 개편했다. 이밖에 현대차 등 앞으로 CSO를 신설하거나 안전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나올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재계의 대응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분산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오죽하면'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처벌 조항이 모호한 데다, 처벌 강도도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71개 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업의 안전관리 등 담당자 77.5%가 중대재해처벌법 상 경영책임자 처벌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애로사항은 ▲모호한 법조항(해석 어려움) 43.2% ▲경영책임자에 대한 과도한 부담 25.7% ▲행정·경제적 부담(비용 등) 21.6% ▲처벌 불안에 따른 사업위축 8.1% 순이었다. 과도하다고 답한 응답자의 94.6%는 추후 법 개정 또는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회원사 151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에서도 차기 정부에서 서둘러 개선할 노동 관련 법·제도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33.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경총 이동근 부회장은 최근 "중대산업재해 발생사업장의 법 적용과 관련된 많은 다툼과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계에서도 책임자가 불명확하다며 마찬가지로 모호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사각지대에 대한 문제도 있다. 지난해 국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약 80%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속했다. 50명 미만 사업장에는 3년간 법 적용이 유예된다. 더구나 산재 사망사고의 35.2%가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집중되는 데, 중대재해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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