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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0]단일화·토론·말실수 따라 '승자' 갈린다

등록 2022.02.26 08:00:00수정 2022.02.26 09: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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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李-尹' 초접전…安心 실어주면 유리한 고지

단일화 결렬 선언 후 尹 지지율 하락, 李 상승세

安 완주, 尹-李 중 택일 후 단일화 선택지만 남아

"결국 단일화" vs "물건너 갔다" 정계 관측 갈려

부동층 많고 코로나로 토론 영향력 이례적 높아

토론 거듭할수록 후보들 예민…마지막 혈전 예상

후보 '실언' 비호감 극대화…각당 '언행 경계령'도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02.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0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대선이 불과 10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양강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례 없는 '안갯속 대선'인 탓에 언제 어떤 돌발 변수가 등장해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을 지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현 상황에서 예측가능한 막판 변수로는 단일화, 마지막 TV토론회, 후보나 후보 주변의 말실수 등이 꼽힌다.

"한표가 아쉽다"…安心에 출렁이는 대선판

이번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될 거라는 데는 정치권에서 이견이 없다. 양강의 지지율이 비등한 상황이라 한 표라도 아쉬운 탓이다. 지지율 3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몸값이 오를 대로 오른 이유도 1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고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단일화 성사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관측은 '결국엔 된다'와 '이미 물건너갔다' 두갈래로 갈린다.

결국 안철수 후보의 '결단'만 남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개혁안'을 고리로 안 후보에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안 후보에게는 완주 혹은 윤 후보와 이 후보 중 택일 후 단일화라는 선택지만 남았다.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윤 후보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고 이 후보는 상승세를 보이는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단일화는 야권에서 승리를 위한 필수 카드로 꼽힌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무산에 실망, 지지층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단일화가 유일한 방책이란 의미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만남이 곧 성사될 거라는 전망도 이런 상황을 근거로 한다. 회동이 이뤄지고 단일화에 합의한다면 단일화 컨벤션 효과를 발휘, 대선 승리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간의 폭로전과 같은 감정싸움이 지속되고 단일화가 궤도에 오르지 못하거나 안 후보가 완주를 택한다면 투표 당일 표심은 어디로 흐를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안 후보가 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게 중론이다.

안 후보도 "저는 민주당 정치개혁안에 들은 바가 없다. 그렇게 소신이 있으면 그렇게 실행하면 되지 않겠나"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0대 대선 후보들이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022.02.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20대 대선 후보들이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2022.02.21. [email protected]



마음 못정한 유권자, TV토론회를 눈여겨 본다

TV토론회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역대 대선에스 TV토론은 결정적 변수는 되지 못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 범위내 박빙인 상황에선 토론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이번 대선은 부동층이 많아 이들이 TV토론을 보고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유세에는 한계가 있어 토론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 지난 22일 첫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회 시청률은 지상파 3사 합계 32.75%를 기록했다. 이는  11일 대선후보 4인 2차 토론 11.38%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 3일 첫 TV토론 직후 4~5일 진행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7%가 'TV토론 이후 지지 후보를 변경했다'고 답했다.

토론회를 치르는 후보들도 회차를 거듭할수록 매우 예민해진 모습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1차, 2차 4자 토론회까지는 배우자 논란에 대해 사전 합의라도 한 듯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첫 법정토론에선 배우자 의혹을 집중 제기했고 "검사가 규칙을 왜 안지키나(이재명)" "얘기해봐야 또 본인 얘기만 할 게 뻔하다(윤석열)" "또 거짓말 하시네" 등의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또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대장동 특혜의혹을 두고 서로 '이재명 게이트' '윤석열 게이트'로 규정하며 부정부패 프레임 씌우기로 서로를 공격했다.

이 후보의 공세 수위가 특히 더 거세지는 중이다. 법정 토론회 전까지는 상대방 질문을 경청하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법정토론회에 들어가면서 '사이다 이재명'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이 후보는 공세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선전포고까지 했다.

윤 후보는 검증 공세에 확실하게 되받아치는 전략을 구사 중이다. 가장 어려운 과제인 경제 분야 토론회를 마친 만큼 남은 정치, 사회분야에서는 토론회를 주도해 후보자질론 꼬리표를 떼어 내겠다는 각오다. 또 마지막 토론회에선 현 정권의 실정과 이 후보의 부도덕성을 부각, 정권교체 여론을 재환기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안 후보는 토론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안 후보는 특히 단일화 결렬 선언 후 윤 후보에 대한 공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평소 거친 언행을 잘 하지 않는 그가 법정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 작심 공세를 펴며 대립각을 세웠다. "핀트를 못잡고 있다" "깊게 고민하지 않으신 것 같다"라며 윤 후보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가 하면 눈을 감고 고개를 젓거나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제가 MB아바타입니까"의 교훈…'한방'에 '훅' 간다

말실수도 변수 중 하나다. 지금과 같은 박빙 구도에서는 말실수 등 결정적 장면이 나온다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정치권의 견해다.

선대본 차원에서 언행 경계령을 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말실수로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대표적 사례가 2017년 안철수 후보의 'MB아바타' '갑(甲)철수' 발언이다. 당시 1위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안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추격 중이었으나 이 발언으로 지지율이 급락, 홍준표 후보에게도 뒤진 3위에 그쳤다. 

가뜩이나 비호감 대선이라는 냉소가 퍼져 있는 상황에서 말실수는 비호감 포인트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은 전경련에서 제시한 내용이긴 하지만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후보의 '김포 집값(김포나 이런데는 2~3억짜리가 충분히 가능하다)' 발언은 김포시민들의 원성을 불렀다.

윤 후보는 많은 말실수로 끊임없이 곤혹을 치렀다. 최근에는 말실수가 현격하게 줄었지만 '주120시간 근무' '전두환 옹호' '집이 없어 청약통장 못만들었다' 등으로 '1인 1실언'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후보 주변 정치인들의 설화도 판세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

이경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를 마이클 잭슨에 비유한 안치환의 노래를 두고 "이렇게 위대한 뮤지선에 비유해 줬다는건 감사해야할 일"이라고 해 '외모평가' 후폭풍에 시달렸다.

후보 수행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12년 초 여당 중진 의원 보좌관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기사를 오독해 '2012년 여당=새누리당'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망신을 당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칭한 것이었다.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는 윤 후보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반대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명품시계차면 부자된거다라고 하는것"이라고 해 지역 비하 논란을 불렀다.

국민의힘에서도 잇단 망언이 나왔다.

선대본에서 활동하던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민주당 유세차 전복 사고 사진을 올리고 "서서히 침몰"이라고 해 논란이 됐고, 정승윤 부산대 교수도 윤 후보 공약 보도자료에 여성 비하성 표현인 '오또케'를 넣어 해촉됐다.

이준석 대표의 '고인 유지(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 발언은 유세차 사고로 당원을 잃은 국민의당을 자극했고 급기야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안 후보에 대한 잇단 조롱성 발언 역시 단일화는 물론 윤 후보를 향한 표심까지 위태롭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선대본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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