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덩이 김치' 논란에 외식업계 불똥 튈까 '속앓이'
중국 쏸차이 공장, 위생 불량 영상에 네티즌들 공분
외식업계, 中 김치 기피 현상 불거질까 '좌불안석'
"당국,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불안감 낮춰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중국의 한 김치 공장에서 비위생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영상이 국내에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영상을 보면 공장 직원들이 구덩이에서 배추를 절이며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슬리퍼나 맨발로 절임 배추를 밟고 다녔다.
네티즌들은 중국산 김치에 대해 또 다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집 밖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식당에 가면 중국산 김치를 먹어요?' 같은 게시글을 통해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 영상 공개 후 국내 외식업계의 속앓이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소비자 기피 현상이 극대화하더라도 국내산 김치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외식업계의 하소연이다.
배추를 비롯해 고추가루 등 국산 김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중국산에 비해 3~4배 가량 비싸다. 때문에 국내산 김치를 제공할 경우 외식업계는 이윤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영 중국중앙(CC) TV, 홍콩 매체 원후이바오 등은 고발 프로그램 '3.15 안후이'를 통해 후난성의 한 쏸차이(배추 등 채소 절임 식품) 공장의 비위생적인 식품 제조 환경을 폭로했다.
해당 영상에는 채소밭 옆 큰 구덩이에 비닐을 덮고 물과 소금을 부어 배추를 절이는 모습이 담겼다. 직원들은 슬리퍼나 맨발로 절임 배추를 밟고 다녔다. 일부 직원은 절임배추 구덩이에 담배꽁초를 버리기도 했다.
이 공장은 중국 내 KFC와 맥도날드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에 쏸차이(김치의 중국식 표기)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 독일, 미국, 호주 등 10여 개국에 수출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김치 공장에서 비위생적으로 김치를 담그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중국산 김치를 만드는 영상(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 김치를 중국의 전통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동북공정 움직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불매를 주도했다.
당시 국내 외식업계와 식품업계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원재료값 상승에도 불구, 고객들의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으로 이중고를 겪었다. 일부 한국 식품 기업들은 김치를 '파오차이'라는 중국어로 병기해 판매하는 것에 대해 질타를 받았다.
이번 중국 김치 공장 위생 부실은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에서는 중국 산 김치를 비롯해 중국에서 생산·수출하는 식품에 대한 성토 글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식품을 만들 때 지켜야 하는 위생 관리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정립돼 있지 않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비롯해 '중국산 김치 소비를 줄여야 한다', '식당에 가면 중국산 김치를 먹어요?' 같은 네티즌 반응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올초 한성식품 자회사인 효원 공장에서 부실 재료로 김치를 만들어 파문을 일으킨 것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의 김치 걱정은 더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외식업계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또 다시 중국산 김치 기피 현상이 확산될까 좌불안석이다. 중국산 김치를 판매하는 한 외식업체는 한국산 김치로 바꿀 경우 종전 대비 3~4배의 비용이 늘어나 현실적으로 영업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정서 상 김치를 유료로 제공하는 것도 힘들다.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국내로 수입하는 중국산 김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국장은 "식약처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중국산 김치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감독을 벌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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