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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 화성-17형 거짓 발사' 발표에…일각 "성급" 지적도

등록 2022.03.29 16:23:14수정 2022.03.29 2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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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국회 국방위에 北 ICBM 분석 보고

그림자 위치와 운량 등 근거로 "거짓" 판단

일부 전문가, 거짓말 판단 근거 부족 지적

[서울=뉴시스] 북한 ICBM 발사 궤적과 위치. 2022.03.29. (자료=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ICBM 발사 궤적과 위치. 2022.03.29. (자료=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국방부와 군이 29일 북한이 구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쏴놓고 신형인 화성-17형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거짓말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각에선 군의 이례적인 발표에 성급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방부는 29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 자료에서 "3월24일 발사체는 2017년 발사한 화성 15형 ICBM 보다 정점 고도와 비행시간이 증가해 화성 17형처럼 보이지만 탐지된 비행 특성(상승 가속도, 연소·단 분리 시간)을 정밀 분석한 결과 화성 17형보다는 화성 15형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4일 구형인 화성-15형 ICBM을 쏘고 나서 마치 신형 화성-17형을 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조작 근거로 북한이 공개한 발사 영상 속 그림자 위치와 운량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16일 화성-17형 평양 상공 폭발을 만회하기 위해 화성-15형을 급하게 쐈다고 추정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발표에 일각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북한 미사일 정보를 수개월 내지 수년 동안 공개하지 않던 군 당국이 이렇게 빨리 분석 결과를 내놓은 전례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국방부와 군의 분석 내용 자체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욱 국방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체회의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된 긴급 현안보고가 진행된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9일 오후 서욱 국방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체회의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된 긴급 현안보고가 진행된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9. [email protected]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국방부가 이렇게 판단하려면 화성-15형과 화성-17형 사이에) 가속 능력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화성-17형은 16일에 폭발했다. 화성-15형과 화성-17형을 비교한 적이 없다"며 "17형의 가속능력을 어떻게 측정했다는 것인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국방부가 24일 미사일의 단 분리 특성을 포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단 분리를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확인하냐. 17형이 단 분리를 언제 했는지도 우리는 모른다"며 "북한이 영상을 짜깁기하면 단 분리 시간을 추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북한이 공개한 영상 속 발사 시점이 오후가 아닌 오전이라는 국방부 주장에는 "북한이 오전에 TEL(이동식 발사대를)을 이동시켜 기립하는 리허설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또 미국 정부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그는 "국방부 발표 내용을 보면 미국도 화성-15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게 아니다"며 "미군이 영상을 찍었다면 믿으려 했지만 사실상 정보 출처는 없다. 눈으로 보지 않는 것은 추정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화성-15형이라는 주장은 북한의 통치체제에까지 영향을 끼칠 중대한 주장이다. 가급적이면 더욱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날씨 이외에 더욱 결정적 증거를 통해 한미양국이 북한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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