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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확진자 판정' 유지…변이 차단 '골든타임' 놓칠라

등록 2022.05.11 07:00:00수정 2022.05.11 07: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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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예측도 90% 이상…"신속히 검사·치료 연계"

RAT 확진으로 PCR 수요 줄어 역량 4분의1 이하

유행 줄면 RAT 정확도 하락…"위음성 전파 우려"

입국자 RAT 병행 검토…"변이 언제든 유입 가능"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구로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이다. 2022.05.1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구로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이다. 2022.05.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아 확진자로 인정하는 체계가 무기한 연장됐다. 방역 당국은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도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전문가용 RAT를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감염병 전문가 사이에선 그러나 변이 유입을 차단하고 위음성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를 다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대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용 RAT 양성자를 확진자로 판정하는 체계를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 체계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던 3월14일 PCR 검사량이 폭증함에 따라 한시적으로 시행됐다. 4월 중순께 한 차례 연장해 오는 13일까지만 인정할 예정이었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전문가용 RAT 확진자 판정 체계를 재연장 배경에 대해 전문가용 RAT의 양성 예측도가 여전히 90%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문가용 RAT의 양성예측도는 처음으로 확진으로 인정하던 3월 당시 92.7%에서 4월 1주 94.3%, 4월 2주 91.4%, 4월 3주 92.2%, 4월 4주 94.1% 등으로 꾸준히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양성 예측도가 최초 도입 당시와 큰 변화가 없어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속한 검사, 치료 연계를 위해 도입 필요성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동네 병·의원이 확진자 검사를 분담하는 체계를 유지하게 된 배경에는 편의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 대신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가면 되고, 15분 내외로 빠르게 결과가 나와 치료로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PCR 검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검사 당일 오후 또는 이튿날에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결과 대기 및 재택치료자 분류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방역 당국은 당분간 RAT 확진 체계를 유지하고, 향후 코로나19 유행 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종료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RAT는 코로나19 유병률이 높을 때, 즉 유행이 클 때에는 정확도가 높고 반대로 유병률이 떨어지면 정확도가 하락해 위음성·위양성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유행이 더 줄어들면 RAT의 정확도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나아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서도 PCR 검사 외에 RAT를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으로 집계된 지난 3월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이비인후과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5.1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741명으로 집계된 지난 3월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이비인후과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5.11. [email protected]

이 단장은 "PCR 검사는 민감도가 높고 뛰어난 성적(정확성)을 갖고 있지만 RAT는 편의성이 높다"며 "이런 장점들을 모두 고려해서 검사법을 채택하려고 하고 있다. 병행검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분간은 변이 차단을 위해서라도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현재 변이 분석은 PCR 검사로 확보된 검체 중 무작위로 전장유전체 검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스텔스 오미크론(BA.2)보다 전파력이 23~27% 빠른 변이 BA.2.12.1, 자연·인공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BA.4, BA.5 변이가 언제든 국내에 유입돼 전파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RAT로 채취한 검체는 바로 폐기되는 반면 PCR 검사는 전장유전체 검사를 위한 검체 확보 및 추후 역학조사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초 전문가용 RAT를 확진으로 인정하게 된 것은 PCR 검사 역량을 초과했기 때문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전문가용 RAT가 유효하려면 정확도를 95%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 이제는 PCR 검사를 확대하는 것이 더 타당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보건소 등의 PCR 검사 여력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PCR 검사건수는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된 2월 중하순께 최대 역량인 80만건을 넘어 3월11일 가장 많은 115만여 건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용 RAT 양성자를 확진자로 인정한 3월14일 이후에는 PCR 검사 건수가 크게 줄었으며, 5월 들어서는 하루 최대 검사량이 22만2266건으로 하루 역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코로나19) 유병률이 떨어지면 위음성으로 놓치는 환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PCR 검사로 가야 한다"며 "양성자를 빨리 찾아내 격리함으로써 전체 유행을 줄이는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 대신 RAT를 병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입국 과정에서 PCR를 하지 않으면 변이 등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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