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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대북 선제타격 수위조절…'전술적 도발'로 제한

등록 2022.05.11 11:31:34수정 2022.05.11 12: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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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 北 전술적·직접적 도발 대응 밝혀

전문가들, 정제된 발언이라는 평가 내놔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개념과 일부 차이

[서울=뉴시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7·48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2.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7·48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2.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이종섭 신임 국방장관이 취임 일성에서 대북 선제 타격 논란과 관련해 수위를 조절하는 발언을 내놨다. 서욱 전임 장관의 선제 타격 발언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자 신임 장관이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북 선제 타격 계획인 킬 체인의 후퇴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장관은 11일 취임사에서 "북한이 전술적 도발을 자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진 전군 주요 직위자 화상 회의에서도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자행한다면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언뜻 보면 이 장관이 북한을 겨냥한 경고 수위를 높인 것 같지만 군사적 측면에서 문구를 따져보면 오히려 수위를 낮춘 셈이다.

이 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전술적 도발'이란 재래식 무기를 활용한 도발을 의미한다. 주요 직위자 회의에서 나온 '직접적인 도발'이라는 용어 역시 의미심장하다. 직접적이지 않고 물밑에서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이 장관은 자위권이라는 용어를 동원했다. 이는 북한이 한국과 관련 없는 도발, 즉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등 대미 도발에 관한 활동을 할 경우 이를 대응 대상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 장관이 지난달 서욱 전임 장관의 선제 타격 발언 이후 격상됐던 군 전반의 입장을 다소 유화적인 방향으로 조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욱 전 장관은 지난달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특히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며 대북 선제 타격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강하게 반발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당히 정제된 메시지가 맞다"며 "전술적 도발이라고 특정한 것은 역시 이 부분이 현재 북한이 취할 가장 대표적인 도발 유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7·48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서욱 전 장관으로부터 국방부기를 이양받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2.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7·48대 국방부장관 이·취임식에서 서욱 전 장관으로부터 국방부기를 이양받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2022.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사실 선제 타격 발언은 남발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다. (이 장관이) 현실적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발언은 절제되고 수위가 조절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 장관의 발언이 대북 선제 타격 작전 개념인 킬 체인(Kill Chain, 타격 순환 체계)의 후퇴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킬 체인의 후퇴에 가깝다"고 평했다.

킬 체인은 3축 체계의 핵심이다.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뜻한다.

이 가운데 킬 체인은 북한이 핵·미사일·방사포·대량살상무기를 쏘려고 할 경우 이를 미리 제거하는 군사 작전 개념이다. 킬 체인은 기본적으로 ICBM 등 핵 장착이 가능한 전략 무기와 핵 장착이 안 되는 재래식 무기를 구별하지 않는 작전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장관이 한 '전술적 도발' 언급은 킬 체인의 본질과 차이가 있는 측면이 있다.

이 밖에 이 장관 취임사 중 문재인 정부 국방부 고위 인사를 겨냥한 대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장관은 취임사에서 "우리 군은 정치 이념이나 외부와의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오직 국가 안보라는 명제 아래 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국방부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기획조정실장, 국방정책실장, 국방개혁실장 등을 겨냥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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