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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의심했지만…HLB, 글로벌 간 항암 치료제 극적 성공 `눈앞'

등록 2022.05.13 0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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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기업이라는 편견 극복...전통 바이오기업도 못한 글로벌 최종 임상 성공

13년만에 간암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유효성지표 모두 충족

미국 신약신청 준비 본격화…K-바이오 대세전환 신호탄되나

무증 전 20만원이던 주가 회복 기대...의심하던 투자자들 뒤늦게 재평가 작업

모두가 의심했지만…HLB, 글로벌 간 항암 치료제 극적 성공 `눈앞'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에이치엘비(HLB)가 항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간암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것이다. 에이치엘비가 2009년 리보세라닙에 최초 투자를 단행한 이후 약 13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에이치엘비는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이 임상3상에서 번번이 고꾸라지는 'K-바이오 잔혹사'를 끊을 기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100% 무상증자 시행 전 한때 20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현재 상당 부분 급락한 상태여서 주가 회복이 어느정도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에이치엘비는 항암제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글로벌 임상시험 3상 결과, 1차 유효성 지표(primary endpoints)가 모두 충족돼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됐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2019년 4월 시작된 간암 임상 3상은 한국과 미국,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암의 신생혈관생성을 억제(VEFGR-2 저해)하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PD-1 저해)을 병용투여한 이번 임상은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을 1차 유효성 지표로 설정해 간암 1차 표준치료제인 '소라페닙'(상품명 넥사바)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데이터는 규정에 따라 세계적 권위의 암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핵심 지표인 OS, PFS의 통계적 유의성이 모두 확보됨에 따라 에이치엘비의 행보도 가팔라졌다. 2019년 종료된 리보세라닙의 말기 위암에 대한 글로벌 임상에 더해 지난 달에는 선양낭성암 1차 2상이 종료됐으며, 이번에 간암 1차 3상도 완료된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신청(NDA) 준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양낭성암의 경우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암종이다. 다음 달 ASCO(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전체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유효성 확보가 의미가 있는 것은 간암 시장은 환자 평균 생존율이 35%에 불과해 혁신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라는 점에 기인한다.

최근 면역항암제가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으나 면역항암제는 환자 반응률이 20% 수준에 불과해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병용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병용요법 치료를 위해서는 두 약물의 항암효과는 물론, 낮은 부작용도 입증돼야 한다.

이 가운데 리보세라닙은 암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생성하는 신생혈관의 성장인자(VEGFR-2)를 차단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효과적으로 막는다. 즉 리보세라닙은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하며, 부작용이 적어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성도 탁월한 최적의 병용 파트너라는 얘기다.

리보세라닙에 대한 추가 임상 기대도 높다. 이번 간암 임상을 통해 리보세라닙의 면역항암제와의 병용 효능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암종에 대한 추가 임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폐암, 위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향후 에이치엘비와 항서의 협의에 따라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리보세라닙은 암의 신생혈관생성을 억제(VEFGR-2 차단)하는 작용기전으로 다른 항암제와의 범용성이 좋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큰 약물이다.

에이치엘비는 3개 암종에 대한 리보세라닙의 NDA 진행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지난 3월 FDA 출신 전문가를 미국 자회사 엘레바(Elevar Therapeutics)의 대표와 부사장으로 각각 임명하며 NDA 준비체제로 전환을 본격화 했다. 회사는 내년 1분기 까지 최소 2개 암종에 대한 NDA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간암은 전 세계적으로 6번째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혁신 항암신약의 빠른 개발이 절실한 분야"라며 "당사는 말기 위암 NDA를 준비하며 리보세라닙에 대한 제조품질관리(CMC) 준비를 상당 부분 진행한 만큼 신약생산 인프라를 조속히 갖춰 FDA 신약승인을 받는 즉시 전 세계 환자들에게 빠르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리보세라닙의 성과가 부진한 에이치엘비의 주가 반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리보세라닙 기대감에 지난 2019년 10월 20만원(무상증자 미 반영)을 넘어섰지만 현재는 하락세를 거듭해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난 상황이다. 고점 당시 시가총액은 8조원에 육박했으나 현재 에이치엘비의 시총은 3조6000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암에 비해 시장이 넓은 간암에다 암 환자에 처음에 쓰는 1차 치료제이고, 빅파마 제품과의 병용까지 가능해진 항암 치료제를 HLB가 생산한다면 기업 밸류 자체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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