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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동부 지역 우크라인 사할린 등으로 강제 이송

등록 2022.05.27 17: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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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어린이·노약자 등 최소 수 십만명 강제 이주

수용소 생활 후 이주…1만6000㎞ 사할린까지

[르비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르비우 기차역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을 탈출한 아들과 재회하고 있다. 2022.03.21.

[르비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르비우 기차역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을 탈출한 아들과 재회하고 있다. 2022.03.21.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부 지역 내 우크라이나인들 수십 만 명을 사할린 등 러시아 극동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고 미국 CNN이 복수의 서방 소식통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수십 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는 러시아 운영의 '여과 수용소(filtration camps)'를 거쳐 러시아로 강제 이송됐으며, 미국 등이 공개한 수치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강제 이주 규모에 관한 정확한 숫자는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서방의 잠정 추정치는 수 만 명에서 수 백만 명까지 다양하지만 최소한 수 십 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수용소를 거쳐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CNN은 "주된 강제 이주 대상은 젤렌스키 행정부에 동조하는 우크라이나인들로, 이들을 제거함으로써 동부 지역의 인구를 부분적으로 감소시키려는 목적이 담겨있다"며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정치적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일환"이라고 짚었다.

앞서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지난 3월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민간인들을 러시아로 강제 이송시키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00명 이상의 아이들이 납치됐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러시아 국방부는 2389명의 어린이를 포함, 1만6434명이 도네츠크·루한스크 공화국 등 여러 지역으로부터 대피했다면서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강제 이주가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 이동'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러시아의 주장과 같이 전쟁을 피해 자발적으로 수용 시설로 향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자발적 의지와 달리 체포 돼 심문과 고문을 받게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평균 3주 동안 수용 시설에 머물며, 이후 러시아 정부로부터 이주에 필요한 공식 문서를 받은 뒤 국경으로 옮겨진다.

소식통에 따르면 우선 러시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여과 수용소에 구금된 뒤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에서 130㎞ 가량 떨어진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러시아 내 강제 이주 지역을 재배치 받으며, 일부 경우 1만6000㎞ 떨어진 러시아 극동지역 사할린 섬으로까지 이주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비교적 가까우면서 러시아 영향권인 조지아, 벨라루스 등으로 이주되기도 하지만, 여권도 없고 돈도 없는 다른 이들은 선택권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수천㎞ 떨어진 낯선 곳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소식통들의 증언이라고 CNN은 전했다.

CNN은 강제 이주 뒤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휴대전화 유심 카드와 약간의 지원금을 받게되고, 운이 좋을 경우 거주 지역 내 주택까지 제공받는 경우도 일부 있다고 보도했다.

강제 이주 전에 거쳐야 하는 여과 수용소 내부 열악한 의료 시설도 문제로 꼽힌다.

서방과 미 정보당국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한 수용 시설에서는 결핵이 발생했으며, 다른 시설에서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우크라이나인이 수용소에서 사망하기도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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