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 측 "다시 소송 준비"...1년6개월 만에
윤석열 정부 항소취하로 일부공개 확정
문재인 정부가 기록지정해 재소송 필요
이미 정보공개청구 진행…"거부시 소송"
"판결 확정…거부 근거 없어" 취지 주장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왼쪽)와 김기윤 변호사가 청와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서류를 대통령기록관에 전달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2.05.25. [email protected]
16일 법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실 측 대리인은 이날 이번 사건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행정6-3부(부장판사 홍성욱·최봉희·위광하)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
항소취하의 경우 소송 상대방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항소는 없던 일이 된다. 이에 따라 북한군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일부 승소한 1심 판결이 확정된다.
1심은 국가안보실이 2020년 9월 22일 오후 6시 36분부터 9월 22일 오후 10시 11분까지 국방부(산하기관 포함), 해양경찰청, 해수부로부터 받은 보고에 관한 서류 등이 열람 방식으로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유족이 청구한 정보 중 일부는 군사첩보의 추가 확인, 대북대응 방안에 관한 정보로서 국가안전보장·국방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고 그 내용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현저한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내려진 1심 판결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항소함에 따라 이행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결정을 뒤집고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정보들을 기록물로 이미 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될 경우 최장 15년간 공개되지 않는다.
일부 공개 판결한 1심이 곧 확정되겠지만, 1심 판결 후 사정 변경이 생긴 만큼 대통경기록관장이 이 판결에 기속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법조계에 우세하다.
유족들은 대통령기록관에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한 상태다. 유족 측 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대통령기록관장이 거부할 경우 다시 소송을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씨가 사망한 지 1년6개월이 지났지만, 다시금 소송을 준비하게 된 것이다.
김 변호사는 "1심이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는 공개해도 국가안전보장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고, 이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두번째 정보공개 소송에서는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두번째 정보공개 소송이 열린다면 유족 측은 1차 소송 1심 판결의 이행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고, 대통령기록관장 측은 1심 판결 이후 사정변경이 생긴 상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세월호 7시간 문서'의 목록을 공개하라는 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세월호 문서를 기록물로 지정한 후 송기헌 변호사가 목록을 공개하라고 소송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항소심은 1심의 공개 판결을 뒤집으면서 대통령이 퇴임 후 후한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록을 많이 남기도록 한 입법자의 의도를 고려할 때 비공개가 정당하다고 봤다.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계속 중이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문서의 공개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있는 만큼 이 판결의 논리를 파훼할 수 있는지도 유족의 두번째 정보공개 소송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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