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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혁신 선점한 與, 내홍에 '당 개혁 골든타임 놓칠라'

등록 2022.06.27 12: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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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는 27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당 쇄신 작업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이 대표가 '혁신' 키워드를 선점했다. 그러나 정당 민주주의 확대를 내세운 혁신위를 향한 주목도는 이상하리만큼 높지 않다.

혁신위보다는 당 내홍에 모든 이목이 쏠렸다. 우선 혁신위를 둘러싸고 '이 대표 사조직', '자기 정치' 등 설전이 오가면서 혁신위원 추천에도 꽤 시일이 걸렸다. 인선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후에는 이 대표의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혁신위가 공식 출범을 알린 지난 23일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다름 아닌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었다. 혁신위 인선 15명 임명안이 올라온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하고,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의 어깨를 툭 친 사건이 화제가 됐다.

당 지도부의 악수 패싱과 어깨 스매싱은 무수히 많은 짤과 밈을 형성한 데 이어 로맨스 소설로 비화했다. 몇 주 전부터 혁신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지역구 조직위원장 공모 등으로 매번 부딪혔던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감정 섞인 반응을 보이자 "애들처럼 뭐하는 짓이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친윤(친윤석열)계도 '이준석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당 내홍을 거드는 양상이다. 모 의원은 방송에서 당내 갈등 상황을 묻는 말에 대선 당시 당무 거부사건, 경기지사 선거 패배 등을 다시 소환해 이 대표를 비난했고, 심지어 자신이 이 대표에게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윤리위 징계 의결이 연기된 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라는 쓴소리, '구원' 안철수 의원 측의 이 대표를 겨냥한 "미끼를 안 물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는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돼버렸다. 이 대표는 두 사람을 지칭한 것으로 짐작되는 '간장' 표현까지 써가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정말 부끄럽고 민망하다. 여당 전체가 혁신 대상"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경제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권 교체된 여당이 주도권 다툼에만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하락하면서 긍정과 부정이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 현상에 여당 내홍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혁신위가 당 내홍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목도도 높지 않은 데다 당 주도권 싸움에 이끌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다. 국회의원 생사여탈과 관련된 공천 룰을 건드리는 만큼 내홍을 더 키울 소지도 다분하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의 쇄신 의지가 강하지만, 이 대표가 징계로 낙마할 경우 존립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혁신위가 앞서 지나간 혁신 조직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이 왜 혁신의 기회인지부터 찾아야 한다. 당 안팎의 모습만 봐도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 답을 현실화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갈등이 예상된다. 이 대표의 말마따나 유한한 개혁 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만 혁신이 실기(失期)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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