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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뒤엉킨 차...'전쟁터' 같은 강남 일대, 복구작업 한창

등록 2022.08.09 11:57:50수정 2022.08.09 1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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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일대 폭우로 인근 침수 피해 잇따라

뚜껑 없는 맨홀, 주변엔 흙탕물·쓰레기 가득

도로에 방치된 승용차들…운전자 피신 흔적

전기 끊겨 불편 호소…일부 회사는 업무 지장


[서울=뉴시스] 신재현 기자=서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강남권 일대에선 빗물이 역류하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역 인근 한 침수 피해 차량. 2022.08.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재현 기자=서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강남권 일대에선 빗물이 역류하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남역 인근 한 침수 피해 차량. 2022.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서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강남권 일대에서 전날 밤부터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날이 밝으면서 각 지자체 등이 피해 복구에 나선 상황이지만 침수된 차량이 도로 곳곳에 놓여 차선을 막고 전기·수도가 끊기는 등 시민들 불편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 등 서울 남부 지역에 3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은 시간 당 강수량이 100㎜ 이상을 기록하는 등 강남의 시간당 최대 강우 처리 용량을 웃도는 많은 비가 내려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찾은 강남역 인근은 여전히 혼란한 모습이었다. 도로 위 뚜껑 없는 맨홀로 빗물이 역류해 주변엔 흙탕물이 가득했고 쓰레기들도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맞은편 인도엔 깨진 보도블럭 등 시설물 수십개가 떨어져 나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했다. 주차돼 있던 두 대의 차량은 빗물에 휩쓸린 듯 자전거 거치대 등에 걸쳐 있기도 했다.

강남역에서 서초역으로 향하는 2차선 도로에는 운전석 창문이 열려 있는 외제차를 비롯한 승용차 7대가 줄줄이 늘어져 한 차선을 가로 막고 있었다. 전날 갑자기 들이찬 빗물에 운전자들이 급히 몸만 빠져나온 탓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 날 내린 많은 비로 서울 도로 곳곳이 침수된 9 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전날 비로 침수된 차들이 도로에 엉켜있다. 2022.08.0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 날 내린 많은 비로 서울 도로 곳곳이 침수된 9 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전날 비로 침수된 차들이 도로에 엉켜있다. 2022.08.09. [email protected]


서초동 한 아파트의 앞 3차선 도로에서도 시내버스를 포함한 다수 차량들이 덩그러니 주차돼 있어 다른 차량들의 진입을 방해했다. 전기 공급이 끊겨 신호등 작동도 멈춘 상태였다.

도로 상황이 더 혼잡해지는 것을 우려해 인근엔 차량 진입을 막는 경찰 안내선이 설치됐다. 이후 도로 한가운데 놓여 있던 침수된 광역버스를 견인하는 등 피해 복구가 진행됐지만 인근 직장인들과 주민들은 전기와 물이 끊겨 불편함을 호소했다.

서초동 진흥아파트에서 만난 50대 주민 김모씨는 "전기와 물이 끊겨서 아침을 바깥에서 사서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라며 "구축 아파트라서 그런지 어젠 1층 주차장에서도 배수가 잘 안 돼 물이 바퀴까지 찼다"고 전했다.

강남역 일대에서는 출근은 했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직장인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건물 전기 공급이 끊겨 회사가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자 밖에서 대기하는 상황이었다.

건물 밖에 서 있던 오모(50)씨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전기가 끊겼다고 하더라"며 "물도 안 나온다는데 일단 출근은 했지만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오전 폭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상인들이 집기 등을 정리하고 있다. 2022.08.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9일 오전 폭우에 침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상인들이 집기 등을 정리하고 있다. 2022.08.09. [email protected]


자영업자 등은 매장 안에 찬 빗물을 직접 퍼다 밖에 나르는 등 피해 복구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남역 인근 지하에 있는 한 술집 앞에는 배수펌프가 동원돼 가게 내부 빗물을 빼내고 있었다. 옆 건물 관계자들은 플라스틱 대형 쓰레기통 6개를 이용해 지하 주차장에 들어찬 빗물을 퍼 나르기도 했다. 건물 관계자는 "강남구 인근 지하 주차장 대부분이 침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전된 건물에 입점해 있던 한 은행 관계자는 "흙탕물이 ATM기 부스로 넘쳐서 직원들이 정리를 하는 중"이라며 "작년에 강남으로 이사 왔는데 이런 침수 피해가 생길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전날 쏟아진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는 피해가 속출했다.

강남역 사거리에서는 폭우로 하수가 역류하면서 도로와 차도가 물에 잠겼다. 서초구 우성아파트 사거리·대치역 은마아파트 일대 도로도 침수돼 자동차가 물에 반쯤 잠겨 떠다니기도 했다. 또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내 일부 매장이 침수됐고, 삼성동 코엑스 내 매장에서도 누수가 발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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