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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아파트' 윤수일 "록페스티벌 열 겁니다"

등록 2022.10.03 11:43:45수정 2022.10.03 19: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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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음악축제 '피스트레인'서 MZ세대 떼창 이끌어
'한국 시티팝 원조'로 최근 재조명
"아파트 살며 도심에 대한 고민"
내년 새앨범 발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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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수일. 2022.10.03. (사진= 피스트레인 사무국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철월=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름다워, 오 그대가 아름다워. 아름다워 그대 모습이 아름다워 ♪♬"

지난 1일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펼쳐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2022' 첫날 현장. 청량하고 도회적이며 세련된 사운드로 무장한 '아름다워' 선율에 젊은 층이 들썩였다.

올해 데뷔 46주년을 맞은 가수 윤수일(67)이 윤수일밴드로서 1984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워'는 최근 MZ세대에서 '한국 시티팝 원조'로 통하며 디깅(digging)된 곡.

시티팝은 경제부흥을 누린 198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도회적인 장르다. 국내에서는 88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이 장르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워'는 발매 당시 이 장르로 규정되지 않았으나, 5년 전부터 국내 시티팝 원류를 찾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재발견됐다. 미디엄 템포의 고급스러운 편곡으로 지금 들어도 세련됐다. 음악은 늙지 않는다 걸 증명한 이 곡을 '피스트레인'에 모인 MZ세대가 모두 따라 불렀다.

국민 응원가 '아파트'로 유명한 윤수일은 자신의 밴드를 이끈 1980년대 당시 신시사이저 활용 등 상당히 앞서가는 음악을 했다. '아름다워'와 '아파트'를 비롯 자신이 부른 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싱까지 도맡았다. 

그런 윤수일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나이는 일흔살을 향해 뚜벅뚜벅 가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고, 기타 연주는 시원시원했다. 이날 자신의 음악 친구들이라고 소개한 밴드와 함께 50분을 꽉 채웠다. 한탄강 중류 인근에 위치한 고석정과 분위기가 맞물리는 '숲바다 섬마을'을 시작으로, 버릴 곡이 없는 알찬 세트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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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수일밴드. 2022.10.03. (사진= 피스트레인 사무국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0월1일 처음과 역시 맞물리는 록 발라드 '셉템버 선셋(September Sunset)'으로 분위기를 이어간 윤수일은 '로큰롤 할배'(2016년 동명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라는 별칭답게 화끈한 록 사운드의 곡들을 연달아 들려줬다. 

이날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는 윤수일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비틀스' 존 레넌의 '이매진'을 들려줬을 때다. 객석의 모든 이들이 어깨 동무를 한 채 원을 만들고 그 가운데선 깃발을 든 이들이 자리했다. 곡 마지막엔 다수가 풀밭에 누워 음악이 주는 평화와 안식을 만끽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음악 축제의 진정한 '귀환 선언'이었다. 야외 음악축제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침이 적용된 이후 첫 주말이라 음악 팬들은 이 자유를 더 누렸다.

역시 화룡점정은 국민 가요 '황홀한 고백'과 '아파트'였다. 음악 페스티벌에 맞춰 록적으로 더 강력하게 편곡된 이 곡들을 남녀노소 모두 따라 불렀다. 어디에서든 '아파트'가 울려 퍼질 때마다 나오는 추임새 "으쌰라으쌰"가 밤하늘까지 멀찌감치 울려 퍼졌다.

"밤하늘엔 아름다운 별들 밤거리엔. 흥겨운 음악 우리의 이 밤은 아름다워 ♬" 토요일밤인 이날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역시 강렬한 록 사운드의 '토요일 밤'으로 이날 윤수일밴드의 공연은 문을 닫았다. 젊음의 미덕인 열정과 노년의 미덕인 노련미가 동시에 빛난 무대였다.

윤수일은 1976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록 가수 겸 밴드 리더로 데뷔했다. 1977년 정규앨범 '윤수일과 솜사탕 1집'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메인 무대에 섰다. 데뷔 50주년을 향해 묵묵히 걷고 있는 윤수일을 이날 공연 전 대기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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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수일. 2022.10.03. (사진= 피스트레인 사무국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몇년 전부터 '아름다워'가 MZ세대 사이에서 시티팝으로 재조명됐습니다. 이 곡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의 곡에서 도회적인 지점을 특히 주목하고 있는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실감하세요?

"제가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제가 살아온 환경이 멜로디를 만들 때, 가사를 쓸 때 분위기를 좌지우지해요. 고향은 서울이 아니고 큰 도시가 아니었지만 상경해 음악을 하면서 살아온 곳이 아파트이고 도심이라 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장점·단점을 많이 느끼게 됐고 그것이 곡에 많이 반영했던 게 제 작곡 기법이 아니었나 합니다."

-1980년대 초반에 신시사이저를 사용하시는 등 이미 상당히 앞서가는 음악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트로트도 부르시고 장르의 한계를 구분짓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지만 음악 분야도 구태의연할 수는 없어요. '비틀스'의 영향을 받아서 그룹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곡을 만들면서도 우리 토양에 맞는 트로트라든가 그런 풍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갖고 있었어요. 팝을 많이 듣고 록도 좋아했고, 신시사이저라든가 편곡 자체가 심플한 것에도 관심을 가졌죠. 우리 가요를 지키면서 한단계만 업그레이했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도회적인 사운드에 원래 관심을 갖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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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수일. 2022.10.03. (사진= 피스트레인 사무국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980년대에도 해외 록을 세분화하면, 재즈록이 있었고 얼터너티브 록도 있고 장르가 많았어요. 전 다운 타운이나 도시에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록 스타일의 기법을 선호했습니다. 대한민국에 신중현 선생님이나 키보이스 같은 분들이 이미 그룹 활동을 많이 하고 계셨고 좋은 곡들을 많이 내셨는데 그걸 모방한다는 게 제 자신이 허락되지 않았죠. 거기서 방향을 달리 틀고 싶어서 그런 음악들을 만들어낸 거 같아요. 당시엔 생소한 면이 있었지만, 나름 도시적인 감각이 묻어 있었기 때문에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국의 로드 스튜어트 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라 불리시는데요.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계시고. 앞으로도 투어를 계속 하실 계획이죠?

"에릭 클랩턴, 폴 매카트니 같은 분들도 다 제가 존경하는 분들이죠. 그 분들이 저보다 열 살 정도 많잖아요. 제가 주최가 되는 록 페스티벌도 계획하고 있어요. 내년부터 여는 것으로 일단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처럼요."

-최근 넷플릭스 '수리남'에 '아파트'가 삽입돼 다시 화제가 되고 있어요. 앞서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2016)에선 라미란 씨가 '황홀한 고백'을 불러 재조명되기도 했죠. 선생님 곡이 이렇게 꾸준히 재조명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로서는 너무 감사할 일입니다. 시대적으로 그때 그때 맞게 후배들이 잊혀져 가는 것을 고풍스런 분위기로 발췌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네요. 지금은 새앨범을 만들고 있어요. 금년까지 만들어서 내년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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