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금융대란…다른 은행들은 괜찮나
금융소비자 불안감 높아져…카카오뱅크·페이·증권 돈 빼기도
시중은행들, 메인 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백업센터 2~3중화 운영
업계 전산장애 발생은 매년 증가세…고객 피해규모 산출 어려워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2022.10.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경기도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플랫폼이 마비되면서 다른 금융회사들의 전산장애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주전산센터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활용 가능한 2~3중의 복구 체계를 갖추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업계와 각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주전산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제2 센터로 분당 KT IDC센터, 제3의 재해복구(DR) 센터로 부산 강서구 LG CNS 글로벌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3중 복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와 주전산센터가 달라 이번 화재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카카오톡과 관련된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 서비스가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카카오 플랫폼의 주요 서비스 복구가 지연되면서 불안한 고객들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등 금융사에서 돈을 빼는 모습도 감지된다.
다른 인터넷은행을 보면 케이뱅크는 데이터센터를 목동, 분당, 충정으로 3중화해 운영하고 있다. 주센터인 목동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DR센터인 분당데이터센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정보기술(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서울 상암에 있던 IT센터를 목동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로 지난 2월 이전한 바 있다. 센터 이전과 함께 계정계를 2배로 증설하고, 가상화 서버도 60% 가까이 늘려 고객 수용 용량을 확대했다. 통신사 회선도 확대해 고객의 앱 접속 환경을 개선했다.
토스뱅크는 주센터와 DR센터를 구성해 거의 동일한 리소스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동해 평소에도 이중화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IDC 작업 시 트래픽을 한쪽의 IDC로 옮길 수 있어서, 서비스 점검 없이 무중단으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을 보면 KB국민은행은 주전산센터를 김포에, DR센터를 여의도에 각각 운영하고 있다. 백업데이터도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재해 발생에 대비한 훈련을 매년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IDC가 아닌 신한금융 자체 전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전산센터가 죽전, DR센터가 일산에 각각 위치한다. 백업데이터는 별도로 소산 보관하고 있다.
주전산센터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DR센터에 동기화된다. 주전산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DR센터로 네트워크를 전환해, DR센터가 주전산센터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도록 이중 구축이 돼 있다. 대고객 서비스는 재해 선언 후 3시간 이내 전환 운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청라 데이터센터를 메인으로 하고, 분당에 DR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상암 주센터와 분당 DR센터로 2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의왕시에 메인 IT통합센터가 있다. 화재나 비상상황 발생 시 업무지속계획(BCP) 메뉴얼에 따라 백업센터 역할을 하는 IT안성센터가 재해복구업무를 담당한다. 시중은행들은 매년 1회 이상 비상상황을 대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 점검회의'에 참석해 카카오 등 서비스 장애 및 복구 현황을 점검하고 신속한 복구를 독려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2.10.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은행들이 이처럼 대비하고 있지만 금융업권의 전산장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781건에 달한다. 피해 추정액은 확인 가능한 금액만 346억원을 넘는다.
전산장애 발생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96건, 2020년 198건, 지난해 228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8월까지 159건이 발생했다. 전산장애가 가장 많은 금융업권은 은행으로 총 275건이 발생해 35.2% 비중을 차지했다.
회사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32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에 화재 사태가 발생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까지 27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토스뱅크 17건 ▲하나은행 16건 ▲국민은행 15건 ▲수협은행 14건 ▲우리은행 14건 ▲씨티은행 12건 ▲농협은행 6건 등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의원은 "최근 금융업권 전반의 전산장애가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잠재적 피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금융 전산장애로 인한 피해는 규모 산출이 어렵기에 보상을 받는 데 한계가 있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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