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의료, 질병·소득따른 격차...인구 고령화·의료비 부담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팀
심평원 데이터 활용, 환자 1232만여명 분석
고혈압·당뇨병·만성폐쇄성질환·천식 감소
폐렴·요로감염 증가,심부전 감소했다가 증가
[서울=뉴시스]지난 12년간 국내 1차의료의 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됐지만,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부담 등으로 질환의 종류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뉴시스DB) 2020.11.24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팀(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진용 교수(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소장 파견 근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혜기 연구원)은 200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매해 고혈압, 당뇨, 폐질환, 천식 등 '외래진료 민감질환(Ambulatory Care Sensitive Conditions, ACSC)'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모든 환자(1232만 4071명)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국가별 1차의료는 ACSC 입원률로 평가할 수 있다. ACSC는 효과적인 외래 의료서비스를 적기에 제공할 경우 질병 발생을 예방하거나, 이미 발병한 질환의 경우 이를 조기에 치료·관리함으로써 입원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질환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ACSC 질환은 고혈압, 당뇨, 폐질환, 천식, 폐렴, 요로감염 등이다. 해당 질환의 입원률을 확인한다면 1차의료의 질과 함께 보건의료 서비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정도를 알 수 있다.
이 교수팀은 ACSC 입원 추이와 입원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질환별 ▲소득수준 ▲나이에 따라 연구 분석했다.
연구 결과 ACSC 입원률은 2008년 5.0%에서 2019년 4.2%로 감소했다. 질병별 분류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만성폐쇄성질환 및 천식 입원률은 감소한 반면, 폐렴, 요로감염 입원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입원률은 2012년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 소득수준별 ACSC 입원률은 의료급여 수급자는 12.2%로, 건강보험 가입자(3.7%) 보다 높았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19~44세보다 질병별 최소 1.1배에서 최대 4.7배까지 입원률이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1차의료의 질은 향상됐다고 볼 수 있지만, 폐렴, 요로감염, 심부전 등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미뤄보아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료급여 수급자는 건강보험 가입자에 비해 의료비용이 부담돼 치료의 연속성이 낮아 질병악화로 인한 입원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교신저자인 이혜진 교수는 “ACSC 입원률 분석으로 1차의료의 질이 향상됐음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질환별 및 소득수준에 따른 입원률 차이가 커 주치의 제도를 활용해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로 질적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1저자인 박 연구원은 “질환 및 소득수준에 따른 ACSC 입원률을 낮추기 위해 지불제도 조정 및 의료전달체계(의료이용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진용 교수는 “앞으로 의료 빅데이터가 국내 현실을 반영하는 연구 분석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연세 메디컬 저널(Yonsei Medical Journal)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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