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운 12월 영화관…아바타·안중근만 기다린다
11월 총 관객수 코로나 때보다도 적어
"코로나 끝나도 관객 안 돌아와 고통"
궁여지책 내놨지만 근본적 해결 안 돼
"흥행 영화 나와서 관객 제 발로 와야"
12월 '아바타2' '영웅' 개봉 기대감 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코로나만 끝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참 힘드네요."
최근 영화관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관객이 안 와도 너무 안 온다는 얘기다. 지난 5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종료되고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588만명) '범죄도시2'(1269만명)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할 때만 해도 영화계는 금방이라도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영화 시장에 대한 업계의 긍정적 전망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5월 1455만명, 6월 1547만명, 7월 1629만명, 8월 1495만명이던 영화관 총 관객수는 9월부터 급격히 쪼그라들기 시작해 9월엔 986만명으로 1000만 선이 다시 한 번 무너졌고, 10월엔 620만명, 11월도 10월과 비슷한 규모의 관객을 불러들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코로나 사태 확산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관객수가 651만명이었으니까 현재 영화관 상황은 코로나 사태 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때는 코로나 때문에 관객이 오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럴 수도 없기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는 이렇다 할 타개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반 극영화 외에도 아이돌 콘서트 실황 영화 등 선보이며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화면·음향 등 설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더 프라이빗한 공간을 만들어 고급화 전략도 써보고 있지만 어떤 것 하나 아주 성공적이라고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관객이 증가할 때도 있지만, 영화관에 오는 게 예전처럼 일상이 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영화관 관계자는 "흥행 영화가 나와서 관객이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드는 것 외에 어떤 방법이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 영화관 업계는 이달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물의 길'과 한국영화 '영웅'만 쳐다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폭발적 흥행을 기대할 만한 요소가 있는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극장 침체기를 끝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
오는 14일 공개되는 '아바타:물의 길'은 2009년 외국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아바타'(1333만명) 후속작이다. 이 작품은 역대 전 세계 흥행 순위 1위(총 수입 29억2300만 달러)에 올라 있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국내 흥행도 어느 정도 보장돼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아바타:물의 길'이 전작과 마찬가지로 3D로 제작돼 영화관에서 봤을 때 시각적 쾌감이 극대화 된다는 점도 업계가 기대하는 점이다. 지난 6월 개봉한 '탑건:매버릭'이 국내에서 800만 관객을 넘기고 올해 전 세계 개봉작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영화(총 수입 14억8660만 달러)가 된 것도 단순히 이야기를 따라가기보다는 대형 스크린에서 체험할 때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게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아바타:물의 길'은 철저히 대형 스크린 감상을 고려해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일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탑건:매버릭' 때만큼 흥행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아바타:물의 길'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나오는 '영웅'은 국내 최초 쌍천만 감독인 윤제균 감독이 만든 안중근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관 업계의 기대가 크다. '해운대'(1132만명) '국제시장'(1426만명)을 연출한 윤 감독이 흥행 영화를 만드는 데 최고의 능력을 가졌다는 건 영화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게다가 '영웅'은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義士)가 주인공이다.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일단 성공한다면 한국 관객 가슴 속에 큰불을 낼 수 있는 소재라는 분석이 많다. 워작인 뮤지컬 '영웅'이 이미 검증된 작품이라는 점도 흥행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국내 배급사 관계자는 "한국 관객에게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 어색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일제와 독립운동이라는 코드는 언제라도 한국 관객 가슴 속에 불을 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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