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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대선투표, 마감 하루 지난 26일에도 계속

등록 2023.02.27 06: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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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시작한 투표, 갖가지 이유로 밤샘 대기

무장세력 투표함 탈취등 범죄와 혼란도

[욜라(나이지리아)=AP/뉴시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나이지리아 욜라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3.02.25

[욜라(나이지리아)=AP/뉴시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나이지리아 욜라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3.02.25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시작된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하루 지난 26일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북부 이슬람 무장세력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의 폭력 위협 속에서도 이번 대선투표는 25일 아침부터 나이지리아 전국 약 14만개 투표소에서 시작되었다.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6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하루를 넘겼다.

투표소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이 긴 줄을 서 투표 순서를 기다렸지만 일부 투표소는  준비가 덜 돼 투표가 늦게 시작되었다.

베느웨,  아다마와 , 바이엘사 등 3개 주에서는 25일이 지나 26일에도 아직 투표가 진행중이며 그 밖의 다른 주들은 26일엔 이미 투표소들이 문을 닫고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고 선거 참관인들이 말했다.  1차 예비결과 발표는 이르면 26일  저녁에 나올 예정이지만 더 늦어질 수 있다.

물류수송과 보안유지 병력의 조달 지연등으로 25일부터  투표 지연 지역이 늘면서.  일부 투표소에서는 종일 기다린 유권자들이  밤을 새우고도 일요일인 26일 오전까지도 투표를 못하고 있다.

델타주에서 밤새 줄을 선 글로리 에데오르는 "믿을 수 있는 지도자를 직접 내 손으로 뽑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인구 2억1000명 가운데 유권자로 등록된 인원은 9300만명이고, 투표 조건인 영구유권자 카드를 소지한 인원은 8700만명에 불과하다.

이번 대선 경쟁은 총 18명의 후보 가운데 '3파 전'으로 압축됐다.

노동당 후보 피터 오비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운동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비 후보는 줄곧 선두를 달렸다.

그는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자라는 기대감을 강조해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나머지 두 명의 후보는 여당 범진보의회당의 볼라 티누부 후보와 인민민주당의 아티쿠 아부바카르 후보다.

티누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부하리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하며 여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아부바카르 후보는 부통령이자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 중 한 명이다.
 
선거당국은 선거가 하루를 넘긴 것은 물류운송의 지연 탓이라고 했지만 참관인들은 최근 화폐개혁으로 새 지폐를 구할 수 없는 주민들이 많아진 탓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최대의 선거감시단체인 '이야가 아프리카'는  그 때문에 유권자들 뿐 아니라 선거관리요원과 치안을 책임질 경찰병력의 이동조차 어려웠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  따라서 투표율도 낮아져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라고스=AP/뉴시스] 무하마두 부하리(오른쪽)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열린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의 볼라 티누부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티누부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라고스=AP/뉴시스] 무하마두 부하리(오른쪽)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열린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의 볼라 티누부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티누부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25일의 투표는 대체로 무난히 치러졌지만 최소 135건의 중대 사건이 발생했으며 그 중 8건은 투표지 탈취사건이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삼손 이토도 이야가 아프리카 대표는 "헌법에 보장된 투표권을 행사하러 투표장에 나가는 나이지리아국민이 깡패들 때문에 못나가거나 표를 빼앗기는 일은 용서할 수 없다"며 25일 발생한 유권자 협박이나 투표지 탈취는 엄벌에 처해야한다고 밝혔다.
 
AP기자들이 직접 목격한 사건도 있었다.  투표소에 25일 미니버스를 탄 무장괴한들이 들이 닥쳐서 공중에 공포를 발사한뒤 대통령투표지함을 탈취했다.  총격으로 놀란 유권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달아났고 투표지는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졌다. 
 
수도 아부자에서는 일부 유권자들을 막아서 아예 투표를 하지 못하게 했다.
 
투표를 하기 위해 100여명과 함께 26일까지 기다린 엠마뉘엘 오그부(45)는 "투표를 방해하는 온갖 술책이 난무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선관위원들이 잉크가 떨어져 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며 잉크를 가지러 간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가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대국이기 때문이다. 유엔추산으로는 2050년이면 나이지리아 인구가 미국과 맞먹고 전 세계에서 인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 인구 대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4년 임기로 2차 연임한 무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 경제 침체 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부패와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며 '현금없는 경제'를 추진한 이후 시중에 현금 부족으로 혼란이 빚어지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증폭했다.

 그는 건강이 나빠서 자주 해외에 치료하러 다니는 등 국민의 우려를 자아냈고 , 국민들은 변화를 염원하고 있다.

2019년 지난 대선 때 무려 6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선거 폭력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나이지리아 대선은 최대 다수 득표자가 전체 36개 주 가운데 24개 주 이상에서 최소 25% 득표를 하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런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와 가장 많은 주에서 다수표를 얻은 후보를 두고 21일 이내에 결선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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