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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실험한 세브란스…"이직의향" 간호사 비율 '뚝'

등록 2023.10.12 10: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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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주4일제 시범사업 중간평가

간호사 행복도 53→71점, 이직의향 7.4%p↓

[서울=뉴시스]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 시범사업을 운영한 세브란스병원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크게 오르고 이직 의향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10.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 시범사업을 운영한 세브란스병원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크게 오르고 이직 의향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주 4일' 근무제 시범사업을 운영 중인 세브란스병원이 간호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크게 오르고 이직 의향도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과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 유일한홀에서 '주 4일제 시범사업 연구결과 중간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연세의료원 노사는 지난해 8월 주 4일제 시범사업 운영에 합의한 후 지난 1월부터 신촌과 강남 세브란스병원 3개 병동에서 간호사 30명(상반기·하반기 각 15명)을 대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간호사 이직율은 다른 직군에 비해 훨씬 높다. 24시간 환자를 돌봐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데이(Day)·이브닝(Evening)·나이트(Night) 3교대로 근무하는 데다 만성적 인력 부족에 따른 과중한 업무강도 때문이다.

실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난 1∼2월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 위탁해 조합원 3만83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3개월간 이직을 생각한 적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는 74.1%인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4명 중 3명이 이직을 고려한 셈이다.

세브란스병원도 3교대 간호사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10시간 안팎에 달했지만 휴게 시간은 10~15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반기 3개 병동에서 5명씩 총 15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시범사업을 운영한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간호사들의 행복도(100점 만점)는 53점에서 71점으로, 일과 삶의 균형은 37점에서 62점으로 각각 18점, 25점이 상승했다. 사직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퇴근 후 체력저하, 업무 피로도, 업무 스트레스도 각각 17.4점, 12.8점, 10.3점 개선됐다. '이직 의향이 있다'는 비율도 17.4%에서 10.0%로 7.4%포인트 감소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사장은 “조사 결과 간호사들의 삶의 질과 직장생활 만족도 등이 전반적으로 향상됐다”면서 "주4일 근무제는 간호사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의료사고의 위험은 낮아지고 의료 서비스의 질은 향상되고 있다. ‘의료·안전사고 위험성'은 시행 전후 72.8점에서 56.3점으로 16.5점 감소했다. '의료·상담 서비스의 질 향상'의 경우 55.4점에서 66.3점으로 10.9점 상승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주4일제 실험은 계속된다. 내년에는 2개 병동이 추가돼 참여 인원이 40명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주4일 근무제를 확대하려면 인력충원이 필요한데 병원 측의 인건비 부담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간호사 6000명이 주 4일제로 전환하면 매년 440억 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병원 측은 보고 있다.

안상훈 연세의료원 인재경영실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주 4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부담이 있어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주도 시범사업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주4일 근무제 시행으로 이직 의향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 만큼 신규 간호사를 채용해 훈련시키는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벨기에, 아이슬란드 등의 사례를 보면 이직률 감소로 실업 급여 지출이 줄고 신규 인력 채용 비용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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