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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세 달 연속 상승폭 확대…예상보다 더딘 둔화 속도

등록 2023.11.04 06:00:00수정 2023.11.04 07: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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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물가①]농산물·석유류 등 영향

이팔 분쟁으로 국제유가 불확실성 커져

정부 "11월부터 3%대 초중반 수준 예상"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 보다 3.8%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8월(3.4%), 9월(3.7%)에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2023.11.02.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 보다 3.8% 올랐다. 상승폭은 지난 8월(3.4%), 9월(3.7%)에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확대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2023.11.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확대되면서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상저온으로 과일류 등 농산물 물가가 급등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 하락폭마저 축소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정부는 앞서 10월부터 물가가 다시 안정세를 되찾을 거라고 밝혔지만 예상보다 더딘 둔화 속도에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 3.3% 달성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8% 올랐다. 지난 7월 2.3%까지 하락하더니 8월 3.4%, 9월 3.7%에 이어 10월까지 상승폭이 커지면서 4%대에 근접한 것이다.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4.6% 오르며 지난 2월(5.5%)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 역시 작년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인 12.1%를 기록했다. 특히 사과(72.4%), 귤(16.2%) 등 신선과실 가격은 2011년 1월(31.9%) 이후 12년9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확대된 배경에는 이상저온 현상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뛴 영향이 컸다. 실제 채소류(5.3%), 곡물(12.8%), 과일(25.8%)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가 13.5% 상승했다. 이는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농산물의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61%포인트(p)로 집계됐다. 농산물이 전체 물가를 0.61%p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여기에 불안한 국제유가 흐름도 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1.3% 하락하는 데 그쳤다. 6월 -25.4%, 7월 -25.9%, 8월 -11.0%, 9월 -4.9% 등 매달 내림폭이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전년과 비교해 하락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그 폭이 점점 작아지면서 소비자물가 안정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식(4.8%)과 가공식품(4.9%) 물가는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아직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최근 햄버거, 우유, 소주, 맥주 등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먹거리 물가가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맥도날드가 2일부터 13개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2023.10.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맥도날드가 2일부터 13개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다.  2023.10.26. [email protected]


정부 예상과 달리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 3.3% 달성이 힘겨울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10월까지 누적 물가상승률은 3.7%에 달한다.

농산물 가격은 10월 하순부터 이미 가격 하락이 시작된 데다가 이달에는 전반적인 수급이 개선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물가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물가 목표를 3.5%에서 3.2%로 낮추고 "돌발 요인이 없다면 하반기에는 평균 2% 중후반대에 머물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2% 중반 아래도 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일에는 "국내 물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상저온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하락 속도가 더 완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 공동 세미나에서 "내년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90달러 이상으로 오른다면 물가 등 예측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물가 상승폭이 커질 거라는 우려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11월부터 물가가 다소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유가와 이상기온 등으로 물가가 당초 흐름보다는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라며 "10월 중하순부터 주요 품목들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연말에는 지금보다는 낮은 3%대 초중반 수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1.0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1.0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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