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연락망 구축 착수…'신당 세결집'이냐 '영향력 과시'냐
이준석, 연락망 구축 하루만에 3만명 이상 연락망 확보
신당 창당 사전 작업 또는 당내 실력행사 해석 분분
이준석 "윤, 기대하는 만큼 변하지 않을 것 같아"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준석&이언주 톡톡! 콘서트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2023.11.19. [email protected]
이 전 대표는 19일 지지자 연락망 공개 이후 첫 공개 일정인 광주 토크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변화한다면 내년 총선 지휘를 맡아 120석을 달성할 자신이 있다고 거론했지만 "대통령이 기대한 만큼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페이스북에 따르면 19일 낮 12시 현재 이 전 대표 지지자 연락망에 3만1000명 가량이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대표가 전날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그것을 관리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는 정치보다는 3000만원으로 전당대회를 치러낸 것처럼 경쾌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시도를 해보려 한다"며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나선지 하루만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부터 수시간 단위로 지지자 연락망 증가 추이를 공개하고 있다. 이 전 대표에 따르면 연락망에 등록한 이들 과반 이상은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과 경기,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거주지역으로 택한 이들도 상당하다.
이 전 대표는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하면서 "발기인, 당원 명부 등에는 제공해준 정보가 활용되지 않는다"고 전제했지만 지지자들의 참여를 신당 창당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발기인 모집이나 시·도당원 모집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은 창당 사전 작업이라는 언론의 해석에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당 창당을 위해선 창당준비위원회 설립(창당 발기인 200명 이상), 최소 5개 이상의 시·도당 창당(각 당원 1000명 이상), 중앙당 창당 등록 등이 필요하다.
지지자 연락망 참여자들이 신당 창당에 동참하지 않더라도 '팬덤(적극 지지층)'의 확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실제 창당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박빙 승부가 불가피한 수도권 선거 등을 위해서 수도권과 2030세대에 소구력을 갖고 있는 이 전 대표를 보듬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하태경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갈 경우에는 (내년 총선에서) 100석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과 회동, 더불어민주당 비명계와 접촉, 대구 출마 언급, 친이준석계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신당 창당 구상 공유 등 신당 창당을 가시하는 발언과 행보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준석&이언주 톡톡! 콘서트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2023.11.19. [email protected]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미 국민의힘에서 정치적인 여정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국회의원들이 적지 않다. 총선 이전에 현역 의원 20명 이상 모아서 원내 교섭단체 이루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변화 등을 전제로 당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신호도 보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같은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역할을 맡게 된다면, 전권을 맡게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120석 할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변화 등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 토크콘서트에서 "대통령께서는 강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아직까지 40일 남짓 남아 있는 것 같지만 제가 기대하는 만큼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 7명을 모아 정의당을 제치고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로 꼽힌다. 비윤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상민 의원을 제외한 비명계 4인방(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은 19일 일단 탈당 보단 당내 정풍운동을 택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이 전 대표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총선을 앞두고 당에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의 연락망 구축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당이 가급적 전열을 정비하고 화합하는데 당 구성원으로서 계속되는 이 전 대표의 언행이 꼭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연락망 등록자 대부분이 수도권 거주자인 것에 대해 "수도권 선거라는 게 표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이 많을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라면 (이 전 대표의 창당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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