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단 승진폭 대폭 줄였다
이재용, 실적 부진 위기감 속 정기 사장단 인사
지난해 7명 사장 승진 대비 올해는 2명뿐
올해 반도체 적자만 10조 이상…'투톱 유지'로 경영 안정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내년도 삼성전자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조기 인사 카드를 꺼내든 이 회장은 사장단 승진 폭도 대폭 줄여 회사 내 위기감을 증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는 예년보다 1주 이상 빨리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 것이다. 통상 삼성전자는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고, 이후 임원급 인사를 통해 조직 개편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삼성 안팎에서 조기 인사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사장단 승진자는 1970년생 용석우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과 1967년생 김원경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실장 사장 등 단 2명이다.
재계에서는 2명의 사장 승진을 두고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로 인한 승진폭 축소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인사였던 지난해에는 부사장 7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2018년 이래 최대 규모로, 특히 삼성 사상 첫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사장인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을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용석우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2022년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성장을 이끌었다. 이번 승진과 더불어 TV 사업의 1위 기반을 공고히 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원경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2012년 3월 삼성전자로 입사 후 글로벌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을 거쳐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 팀장을 역임 중이다.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사장 승진과 함께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 세계적인 반도체 한파 속 악전고투하며 실적 만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DS(반도체) 부문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 등 올해 영업적자 규모만 약 13조원에 달한다.
4분기에는 D램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경기 불황 장기화로 녹록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한 것도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 경영 안정 도모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노태문 DX부문 모바일(MX)사업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해 '2인 체제'에서 '3인 대표'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삼성전자는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만 대표들의 위촉 업무는 부분적으로 바꿨다. 한 대표이사 부회장은 DX부문장과 함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생활가전사업부장 등을 맡아왔으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자리를 이번에 승진한 용석우 신임 사장에게 넘겨준다.
경 대표이사 사장은 DS부문장과 함게 삼성전자의 신사업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 SAIT(삼성종합기술원)의 원장을 겸직한다.
삼성SDI 이사회 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번에 신설하는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한편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4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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