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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레베카 앙코르공연은 선물…'좋은 기술자' 되고 싶다"[문화人터뷰]

등록 2024.01.10 04:00:00수정 2024.01.10 0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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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레베카에서 '막심 드 윈터' 연기하는 테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레베카에서 '막심 드 윈터' 연기하는 테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뮤지컬 '레베카'는 제 또다른 시작이에요."

가수 겸 배우 테이(41·김호경)에게 뮤지컬 '레베카'는 특별한 의미다. 2004년 데뷔곡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로 혜성처럼 나타나 '발라드계의 황태자'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그는 2012년 '셜록홈즈'로 뮤지컬에 데뷔한 후 '광주', '안나, 차이코프스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드라큘라' 등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일곱 번째 시즌을 개막한 '레베카'에 주역 막심 드 윈터로 합류했고, 지난해 12월부터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레베카 10주년 기념공연 앙코르'로 막심 역을 이어가고 있다.

9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테이는 "연기에 대한 갈망이 컸고, 대극장보다는 소극장에서 꾸준히 작품을 해왔다"며 "레베카로 EMK와 첫 작업을 했는데 첫 연습 때 제 연기를 보고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을 느꼈다. 저에 대한 기대치 자체를 높이는 게 목표가 됐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 테이'라는 단독 타이틀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계급장에 레베카 '막심 드 윈터'를 달고 뛰어다니며, 멋진 작품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레베카 앙코르 공연은 더욱 반갑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레베카'는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앙코르 공연을 확정했다. "앙코르는 선물같아요. 관객들이 LG아트센터 서울까지 올 수 있나 걱정했는데 모든 객석이 다 차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 뮤지컬들을 했지만 '역시 레베카구나'라는 걸 느껴요."
2023 레베카에서 '막심 드 윈터' 연기하는 테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레베카에서 '막심 드 윈터' 연기하는 테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LG아트센터 서울은 숨소리까지 관객들에게 전달될 정도로 음향이 섬세하다.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라 훨씬 긴장해서 연습하죠. 블루스퀘어 공연 때는 날이 선 막심이었고 날카롭게 화냈는데 LG아트센터에서는 음향에 맞춰서 최대한 나이스하게 연기해요. 조금 더 섬세하게 연기하고 감정을 배제하는 것까지 관객들이 캐치해주셔서 정말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테이는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칼날 같은 그 미소'(칼날송)을 꼽았다. "어렵기도 하고, 분노를 할까 말까, 슬플까 말까, 자유도가 높아요. 연습 때 너무 힘들었는데 무대에서는 오히려 좋아요. 공연하면서 '칼날송'을 보여줄 시간만 기다리고 있죠."

가장 다루기 까다로운 넘버는 '놀라운 평범함'이다. "류정한·민영기 선배가 까다로운 노래라고 했는데 연습 때는 '어, 편한데?' 생각했어요. 저는 발라드 가수니까요. 그런데 공연을 하면서 무슨 뜻인 지 알았죠. 미세하게 조정하며 편하게 불러야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계단도 내려오고, 술도 따라야 해서 바짝 긴장하죠."

오전 7시 시작하는 MBC라디오 '굿모닝FM 테이입니다'의 DJ, 가수, 뮤지컬 배우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는 체력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미칠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엄청 힘들죠. 최상의 컨디션을 높이는 것 보다 최하의 컨디션을 높이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프거나 목 상태가 안 좋아서 공연을 못한 적은 없어요. 컨디션이 안 좋아도 다른 사람이 못 느낄 정도죠."

아침 라디오를 진행하다보니 잠은 쪼개 잔다. "길게 자면 4시간, 짧게 자면 2시간, 많이 자면 6시간이죠. 차에서도 잘 자요. 힘들지만 함께 하는 배우들이 이해해주고, 생각보다 서포트를 많이 받고 있어요. 앙상블 형, 누나들이 비타민도 챙겨줘요. 사랑받으며 공연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더 큰 배우가 돼 보답하고 싶어요."
테이. (사진=FUN한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테이. (사진=FUN한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테이는 "배우를 프리랜서 기술자라고 치면 거대한 작품에 합류했을 때 '좋은 기술자가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그런 말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했다. "나이가 있으니 조급해져요. 40대 안에 역할에 욕심내지 않으면 나중에 (욕심을 내는 게) 정말 욕심이 될 수 있잖아요."

눈여겨보고 있는 작품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주역 에드몬드 단테스다. "야망이 있어야죠. 어떤 역이든 감사하지만 '지옥송'(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을 정말 잘 할 수 있어요(웃음)."

테이는 "뮤지컬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 티 안나게 단단해졌다"며 "고민의 깊이가 처음과 달라졌다"고 했다. "늘 최선을 다했지만 처음에는 너무 힘이 들어갔고, 지금은 관객이 편해졌어요. 자연스럽게 역할로 무대에서 살게 됐죠."

테이는 "나이가 들며 연예인으로서의 스타성, 인기에 대한 목표는 내려놨다"며 "원래 MBTI가 F(감성적 반응형)였는데 일을 하면서 T(이성적 사고형)가 됐다"고 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요. 그래, 살아남자, 쓰여지자, 그러려면 잘 하자. 나를 돌아보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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