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다른 男정자로 시험관 시술…"기억 안나" 발뺌
부모와 혈액형 다른 아이, 부부 문의에 "혈액형 돌연변이"
의사, 20년 후엔 "기억 안나"…병원 "관련 기록 없어"
임신 문제로 고민하던 부부가 시험관 시술을 받아 아이를 출산했는데 20여년이 지난 후 시험관 아이의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 불일치 사실을 알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아 인턴 기자 = 임신 문제로 고민하던 부부가 시험관 시술을 받아 아이를 출산했는데 20여 년이 지난 후 아이와 부모의 친자 관계가 일치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는 "국내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난임으로 고통을 겪던 부부가 1996년도에 한 대학병원을 찾아서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첫째는 아들이고 둘째는 딸"이라면서 "둘 다 같은 병원의 같은 의사에게 시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우연한 계기에 아들과 부모의 혈액형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 기자는 "첫째 아들이 태어나 다섯 살이 되었을 때 간염 항체 검사를 위해서 소아과를 찾았다"며 "그 때 부부는 둘 다 B형인데 아이가 A형이란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부부는 원인을 알고자 해당 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에게 문의를 했다가 "시험관 시술을 하면 종종 혈액형 돌연변이가 나온다. 안심하고 아이를 잘 키워라. 당신들의 아이가 맞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이들 부부는 아이가 대학을 졸업한 후 아이와 부모의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기 위해 해당 의사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의사는 잠적하기 시작했고 의사가 일했던 병원도 '관련 기록도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박 기자는 "고의인지 과실인지 따져봐야겠지만 타인의 정자를 사용한 것"이라면서 "20년 동안 (부부를) 속여왔고 대학 병원 역시 검증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부부가 상당히 불쾌해 하고 충격을 받은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8개월 동안 해당 의사를 수소문해 인터뷰를 요청했다"면서 "의사는 '시험관 시술에 대해서 기억하는 게 없다'며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교수와 대학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 부부의 아들은 "키워 준 부모님이 나의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한국의 병원과 의사의 윤리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교수는 대학병원 홈페이지에 약 1000건의 인공시술을 성공시킨 권위자로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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