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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역사의 세계 최장수 와인" 아영FBC 안티노리[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4.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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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대 이어오며 와인 생산…세계 최장수 와인 회사

이태리 와인 역사상 첫 '올해의 와인' 선정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뉴셀러, 안티노리 후작. (사진=아영FBC 제공)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뉴셀러, 안티노리 후작. (사진=아영FBC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26대를 이어오며 와인에 열정을 쏟아온 가문이 있다. 바로 티냐넬로를 통해 수퍼 투스칸의 시초로 잘 알려져 있는 이태리 와인 명가 안티노리(Antinori)다.

'안티노리'를 언급하지 않고는 이태리 와인을 말할 수 없다고 할 만큼 안티노리 가문은 이태리 와인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안티노리라면 혁신의 대명사인 '수퍼 투스칸 와인', '솔라이아', '티냐넬로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이름은 토스카나의 전통적인 와인인 키안티 클라시코로 붙였다.

안티노리는 가족기업으로 가문의 와인 생산 역사는 11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렌체 와인 길드에 공식적으로 가입한 1385년을 와인 생산 원년으로 삼고 있다. 한대도 끊이지 않고 가족 경영으로 이어 오고 있다.

현 회장인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이 25대이며 세 자녀가 26대로 모두 가업에 참여하고 있다. 윌리엄 오하라(William T. O’Hara)의 저서 '세계장수기업, 세기를 뛰어 넘은 성공'에 세계 최장수 와인회사로 소개돼 있으며 기네스북에도 올라가있다.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솔라이아. (사진=아영FBC 제공)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솔라이아. (사진=아영FBC 제공)

6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세계 최장수 기업의 가장 놀라운 발전은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에 의해 이루어졌다. 안티노리 후작은 혁신과 창조의 산물이자 이태리 고급와인의 대명사가 된 수퍼 투스칸 와인의 창조자다.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은 이태리 와인산업의 근대화와 고급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세계 유명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태리와인을 내놓겠다는 의지로 1970년 수퍼 투스칸 와인의 효시로 불리는 티냐넬로 그리고 1978년 솔라이아를 세상에 내 놓았다. 

이태리는 다른 모든 유럽 국가에 와인을 전파한 나라였지만 와인 종주국의 자리는 일찍이 프랑스에 내어주었다. 오랜 기간 통일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였던 이태리의 와인산업은 큰 발전이 없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도 와인 생산량은 프랑스를 능가했으나 주로 국내 소비용이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와인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2000년 이태리 와인의 역사를 바꾼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의 저명한 와인 전문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지 100대 와인 발표에서 솔라이아 1997 빈티지가 1등으로 선정되고 '올해의 와인'으로 선포됐다. 이태리 와인 역사상 처음이었다.

1997년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의 포도생산은 역사상 최고로 훌륭했으며, 솔라이아는 그 중 최고의 레드 와인이었다. 와인 스펙테이터지는 '솔라이아는 오늘날 이태리 와인의 모든 장점을 집약한 와인'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1997년 빈티지는 이태리 북단인 피에몬테에서 시실리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낸 해였다. 이태리 와인은 마침내 세계의 유명와인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토스카나 와인은 단연 돋보였다.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셀러 내부. (사진=아영FBC 제공)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셀러 내부. (사진=아영FBC 제공)

이태리 와인의 명성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이끌어 올린 티냐넬로와 솔라이아는 안티노리 후작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의 결실이었다. 이 와인들이 생산되는 고장은 토스카나에서도 키안티 클라시코라 불리는 지역이다. 이 곳에서는 그 지역 고유의 포도 품종인 산지오베제를 주로 사용하고 전통적인 양조방식을 따라 생산된 와인에 높은 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그에 위배될 경우 등급에서도 탈락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은 이러한 관례를 과감하게 탈피해 1970년 초 국제적으로 인기있는 포도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을 도입해 새로운 양조방법으로 티냐넬로를 만들었다. 1978년에는 티냐넬로 포도원에서 가장 좋은 곳을 골라 솔라이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와인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최고 등급을 받지 못하였다. 세계 최고의 품질임에도 불구하고 본국에서는 가장 하위 등급인 '비노 다 따볼라'라는 등급을 받고 출시될 수 밖에 없었다. '수퍼 토스카나'라는 멋진 이름이 붙여준 것은 미국의 와인 애호가들이었다.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가족. 오른쪽 첫번째가 25대인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 (사진=아영FBC 제공)

[서울=뉴시스] 안티노리 가족. 오른쪽 첫번째가 25대인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 (사진=아영FBC 제공)

피에로 안티노리 후작은 가문의 근간이 된 키안티 클라시코 지역과 산지오베제에 무한한 사랑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이름인 '마르케제 안티노리'를 수퍼 투스칸 와인이 아니라 키안티 클라시코에 부여한 것에도 느낄 수 있다.

끊임없는 품종개발로 토스카나의 자존심인 산지오베제는 이제 카베르네나 피노 누아와 같은 귀족 품종으로 인정되고 있다. 마르케제 안티노리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는 티냐넬로 포도밭의 산지오베제로 생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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