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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역사 내 스티커 부착' 전장연 간부에 벌금 구형

등록 2024.04.01 11:16:58수정 2024.04.01 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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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재물손괴 혐의 첫 공판

"재물손괴 성립 안 돼…성립해도 정당행위" 주장

박경석 벌금 500만원·권달주 벌금 200만원 구형

박경석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 돼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삼각지역 승강장 바닥 스티커 부착' 공동재물손괴 혐의 1차 공판기일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04.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삼각지역 승강장 바닥 스티커 부착' 공동재물손괴 혐의 1차 공판기일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지하철 삼각지역 승강장 바닥에 요구사항을 적은 수백 장의 스티커를 붙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에 대한 첫 재판이 1일 열렸다. 검찰이 벌금을 구형한 가운데 전장연 측은 스티커 부착으로 통행 등 지하철 승강장의 효용이 훼손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지충현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권달주 상임공동대표, 문애린 활동가(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2월13일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전장연 측 주장이 담긴 스티커 수백장을 승강장 바닥에 부착하고, 락카 스프레이를 분사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전장연 측 변호를 맡은 박한희 변호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소속)는 "스티커를 붙이고 락카 스프레이를 뿌린 행위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재물손괴가 성립하기 위해선 재물의 효용이 훼손돼야 한다. 그러나 승강장의 용도는 시민들이 지나다니기 위한 통로고, 시민들 통행에 지장이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어 "설령 해당 행위가 (재물손괴에) 해당한다 해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장애인이 처한 현실에 대해 알리고 장애인 이동법이 통과되지 않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므로 헌법에 따라 보장돼야 하는 권리이자 정당 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하고 박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 권 대표와 문 활동가에겐 벌금 200만원형을 구형했다.

최후 변론에 나선 박 변호사는 "사건이 벌어지게 된 상황 자체가 피고인들이 악의를 갖고 (승강장을) 훼손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현실을 알리기 위한 일이었다. 행위 동기, 목적, 배경 등을 충분히 고려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삼각지역 승강장 바닥 스티커 부착' 공동재물손괴 혐의 1차 공판기일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04.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삼각지역 승강장 바닥 스티커 부착' 공동재물손괴 혐의 1차 공판기일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4.04.01. [email protected]


박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장애인 거주시설과 같은 배제되고 감금된 곳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외친 것"이라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로 본다면 유죄지만, 저희가 외쳐온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저희들은 불가촉천민이 아니다.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기본적 권리인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아직도 지하철역에서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는 장애인들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재판 출석 전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권 대표는 "장애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이 없다는 핑계만 대는 대한민국 정부와 기획재정부의 현실을 규탄한다"며 "장애인을 '입틀막' 할 게 아니라 법을 지키고 예산을 바로 세우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재판부가 제대로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해 2월13일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전장연 측 주장이 담긴 스티커 수백 장을 승강장 바닥에 부착하고, 락카 스프레이를 분사해 구기정 삼각지역장에게 고발당했다. 이후 사건을 수사한 서울 용산경찰서가 이들을 지난해 6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긴 바 있다.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달 1일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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