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54% "디지털교과서, 도움될 것"…작년보다 '긍정' 답변 늘어

교총, 전국 초·중등 교원 2247명 대상 설문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 강화 지원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나주범 차관보는 디지털 기반 수업혁신 이끌 교사 역량 강화에 올래 3,818억 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교과 교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연수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교사 절반 이상이 디지털교과서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초·중등 교원 22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한 현장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맞춤교육을 위해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응답한 교사는 53.7%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25.4%)는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같은 내용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매우 도움 6.7%, 대체로 도움 30.7%)보다도 긍정 응답이 약 17%p 상승했다. 반면 부정 응답은 33.1%에서 25.4%로 7.7%p줄었다.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장점으로는 ‘학생 학습 데이터로 개별화 된 학습코칭 가능’(35.6%)과 ‘학생 스스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주도적 학습 유도’(29.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단점에 대해서는 ‘학습에 있어서 기술에 대한 과잉 의존 유발’(38.1%)과 ‘AI 기술을 활용하는 학습의 효과성 미흡’(24.6%)을 우려했다.

향후 디지털교과서 안착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교육 구성원들의 공감 및 이해’라고 응답한 비율이 35.6%로 가장 높았다.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기기 보급·관리에 대한 어려움 해소’(26.7%), ‘원활한 수업 준비와 연구를 위한 행정업무 경감’(25.8%), ‘내실 있고 실질적인 맞춤형 교원연수 체계 구축’(11.8%)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내년 초3·4, 중1, 고교 공통과목 수학·영어·정보 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 동안 3818억원을 투입해 교사 32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연수를 실시하는 방안을 이날 발표했다.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연수 계획 중 ▲수준별 연수 추진 ▲다양한 형태의 연수 인정 ▲학교로 찾아가는 연수 지원에 대해서는 교사들의 부정적 답변이 10%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다만 선도그룹 등 교사 포상과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서는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21.1%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교총은 "이번 연수가 현장의 호응을 얻으려면 디지털교과서는 도구일 뿐, 학습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교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또한 학생 개개인의 장점을 끌어낼 수 있는 교실 환경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교과서가 자기주도적 학습을 저절로 하게 만들거나 교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며 "AI 디지털 교육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낮추는 정책 추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디지털 수업 혁신 선도 교사에 대해 포상을 비릇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교육부 계획에 대해 “특정 그룹만의 잔치가 되거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교사들이 업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고, 하위그룹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와 변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교육부 계획은 사실상 교사 연수 지원방안에 가깝다"며 "현장에서는 지금도 관련 연수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연수를 확대하는 것만으로 역량 강화가 이뤄질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전교조는 "수업 혁신은 교육부의 지침이나 공문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수업 연구를 보장하기 위해 교사 개개인의 주당 수업시수를 줄이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교사가 혁신을 위한 자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또 "교육부가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내실있는 디지털 교육혁신을 위해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며 "기기 관리 업무 폭증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문제,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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