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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국 위기 TBS 직원들, 생활고로 박스 접기 아르바이트까지

등록 2024.04.19 12: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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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가족 그림 전시하는 '문화제 집회'

[서울=뉴시스]TBS노조 문화제. 2024.04.19. (사진=TBS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TBS노조 문화제. 2024.04.19. (사진=TBS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폐국 위기에 처한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의 직원들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제323회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 일정에 맞춰 오는 22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TBS 직원 자녀들의 가족 그림을 전시하는 '문화제 집회'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다음달 말로 예정된 서울시 출연기관 해제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TBS 직원 250여명은 실직 위기에 처했다.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동료의 업무까지 맡는 등 업무 강도는 높아졌지만 지난해부터 시간외수당을 비롯해 가족 수당 등 모든 수당 지급이 중단됐다.

이에 생활고를 호소하는 TBS 직원들이 늘고 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부족한 생활비를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돌려막는 직원도 있다. 박스 접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생계 위협에 우울증 진단을 받은 직원도 있으며 뇌동맥류가 있던 직원은 지속된 스트레스로 증세가 악화돼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TBS노조는 밝혔다.

[서울=뉴시스] TBS 사옥. 2024.03.31. (사진= T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TBS 사옥. 2024.03.31. (사진= T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보도본부 직원은 "생활비 부족으로 그동안 고정 비용으로 나가던 우유와 학습지 배달을 중단했다"며 "더 제 마음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이런 상황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과정이었다. 왜 좋아하던 우유를 못 마시고 친구들 다 하는 학습지도 끊어야 하는지 설명하면서 엄마로서 정말 참담함을 넘어 슬펐다"고 밝혔다.

라디오본부 모 직원은 "각종 수당이 모두 사라지면서 월급이 줄어들어 아이의 일회용 기저귀 1개 600원조차 부담스러워졌다"며 "심리적인 위축 때문인지 아이 기저귀 갈 때도 소변 한 번만 더, 좀 더 묵직해지면, 이런 생각에 기저귀 가는 횟수를 줄이는 제가 너무 한심하다"고 말했다.

한 방송기술본부 직원은 "지금 TBS는 전 직원이 마이너스 통장에 가입하면서 어디 은행, 어느 상품이 금리가 더 싸다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전 이미 마이너스 통장도 한도 초과인데 정말 이러다 6월부터 월급이 끊기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TV제작본부 모 직원은 "최근 배우자가 퇴사해 이직 준비 중인데 저 역시 6월부터 실직자가 될 상황이다. 결국 올해로 계획되었던 2세 계획은 꿈도 못 꾸게 됐다"며 "서울시의 다양한 저출생 대책이 왜 이리 비현실적으로 느껴질까. 결국 생계 안정이 가장 큰 저출생 대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TBS 양대 노조 집행부는 "이제 우리에게 남은 월급은 한 달치밖에 없다"며 "5월 이후 1000여명 TBS 구성원과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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