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농협금융 내달 정기검사로 확대…중앙회 지배구조 집중 점검

등록 2024.04.23 10:48: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농협금융 정기검사 주기 도래…검사 인력·기간 확대

농협 금융사고에 지배구조 특수성 작용 확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2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가 조만간 정기검사로 확대된다. 농협중앙회의 경영 개입 논란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고강도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등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 수시검사를 다음달 중순께 정기검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배임사고를 계기로 지난달 7~8일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농협금융지주과 농협은행에 대한 검사 주기가 다음달 도래함에 따라 정기검사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정기검사는 금융회사의 규모에 따라 2~5년 주기로 진행되는 대규모 검사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은 지난 2022년 3월에 정기검사를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한 검사 주기가 도래하기도 했고 수시검사로 기존에 검사반도 나가 있는 상태여서 아예 이번에 정기검사를 실시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시검사는 검사반 인력이 통상 4~5명이 투입되는 반면 정기검사는 35명 가량의 인력이 나간다. 기간도 수시검사는 2주를 기본으로 필요시 연장하는데 정기검사는 6주가 기본이다.

다수 인력과 검사기간이 보장되는 정기검사 전환에 따라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한 지배구조 점검도 고강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는 배임사고가 발단이었지만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한 독특한 지배구조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신한·우리·KB·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분이 분산돼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인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신용·경제 사업 부문이 분리되는 '신경분리'가 이뤄졌음에도 농협중앙회가 계속해서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인사·경영에 개입해 금융 경쟁력과 안정성을 떨어트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농협 브랜드료를 근거로 금융계열사로부터 자금을 가져가거나 물밑으로 계열사 인사 개입이 수차례 일어났던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감원도 이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최대주주 권한을 행사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고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을 가져가고 과도한 인사개입으로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취약하게 만들면서 내부통제 약화와 다수의 금융사고 유발로 이어졌다는 인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대주주라면 주총을 통해서 자회사 배당을 받든지 주총에 인사 안건을 내든지 햐야 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불투명하고 불합리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며 "일반 자회사라면 모를까 금융업, 특히 은행은 업권 전체 신인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의 원칙이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NH선물부터 NH투자증권, 농협은행까지 농협금융에서 금융사고가 자회사별로 돌아가면서 계속 발생하고 있지 않느냐"며 "왜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 농협금융에서 계속 일어나는지, 그것이 농협금융의 특수성에 기인한 게 아닌가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금감원은 수시검사 과정에서 농협은행 배임사고 등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상 특수성에 기인한 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기검사로 확대해 더욱 면밀하게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살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주처럼 대규모 기업이고 여러 사람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잇는 곳은 건전한 운영이 필수적이고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상식적인 수준의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며 "농협 같은 경우 신용·경제 사업이 구분은 돼 있으나 잘못 운영되면 금산분리 원칙 또는 지배구조법상 체계가 흔들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