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중러 정상, 북핵 두고는 셈법 다르다?
"북핵, 중국에는 전략적 부담…러시아는 적극 지지"
[베이징=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북핵 문제를 두고는 양국 간 셈법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18일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별도 양자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2024.05.16.
백우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에 15일(현지시각) 자로 공개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에 관해 의견이 다르다(China and Russia Disagree on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이런 분석을 내놨다.
백 교수는 먼저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실행 가능한 전달 체계를 갖춘 사실상의 핵보유국(de facto nuclear state)"이라며 북한의 핵 문제가 동북아시아에서 역내 안보 불안 요소로 커져 왔다고 전제했다.
이어 "중국에 있어 북한, 특히 그 핵 프로그램은 전략적으로 부담"이라며 "중국은 지역 내에서 안정을 우선시하지만, 북한은 중국의 바로 옆에서 의도적으로 불안정을 추구한다"라고 했다. 이런 이해의 충돌이 중국의 국가안보 우려를 가중한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특히 ▲핵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의 통제를 받지 않으리라는 점 ▲미국과의 패권 경쟁 상황에서 북핵이 한미일 공조의 명분이 된다는 점 ▲북핵 지지 또는 억제 여부를 서방과의 협상 카드로 쓴다면 오히려 고립을 초래할 수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의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심 국가인 미국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 자체가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미국이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심화하는 군사 협력도 거론했다. 백 교수는 "(개전 이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북한산 무기를 수입해 왔다"라며 북한이 그 대가로 첨단 우주·무기 기술 등을 비롯해 식량·에너지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자기방어를 위한 합법적인 핵무기 사용을 지지한다"라며 "북한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에 대항하는 핵 위협이자 완충 국가로서 러시아의 이중적인 도구로 발전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이날 기고문에서 유념할 점으로 '대만'을 꼽았다. 향후 중국이 북한 핵무기를 대만 장악의 맥락에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향후 몇 년 동안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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