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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훑기의 위력?…영광서 진보당 '반란' 가능할까

등록 2024.10.12 06:00:00수정 2024.10.12 11: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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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수 재선거 앞두고 여론조사서 3파전 양상

민주·혁신당 비방전 거세지자 '진보당' 반사이익 효과

진보당식 '바닥 훑기' 선거 전략, 지역 민심 관통할지 주목

[영광=뉴시스] 김혜인 기자 =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사진 위쪽부터), 조국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 영광군수 후보의 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2024.10.10. hyein0342@newsis.com

[영광=뉴시스] 김혜인 기자 =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오전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사진 위쪽부터), 조국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 영광군수 후보의 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2024.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금민 기자 = 오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진보당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당초 선거 판세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각축전 양상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후보가 약진하며 '3파전'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마을 정화 활동을 돕거나 농사일을 도와주는 등의 진보당식 밀착형 선거 전략이 통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세 당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남도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남 영광 거주 유권자 502명에게 실시한 지지도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4.4%포인트, 응답률 18.8%)에서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35.0%,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27.4%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95%)·유선전화 RDD(5%)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다소 대비된다. 이 기간 남도일보 등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 응답률 12.1%)에서 장현 후보(30.3%)와 장세일 후보(29.8%)는 백중세였고, 이 후보(19%)는 한참 뒤떨어져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이 조사는 유선 RDD(10%)·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90%)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은 진보당 후보가 약진하고 있는 이유를 풀뿌리 선거 전략에서 찾는다. 진보당은 22대 총선에서 총 3명의 당선인을 낸 미니 정당으로, 민주당(170석)과 조국혁신당(12석)에 비해 의석수가 한참 모자라다. 하지만 영광군에서는 만만찮은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전남도의회 영광군 몫 두 명 중 한명이 진보당 소속 오미화 도의원이다. 오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1.65%포인트 차로 꺾은 저력을 보였다.

당원들이 마을 쓰레기를 줍거나 고추 따기 등 진보당식 '바닥 훑기' 선거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당 당원들은 평일에는 100여명, 주말에는 수백여명이 내려가 지역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 관계자는 "당이 농민회 등 사회단체와 연계해 일상적으로 마을 청소 등 지역 봉사를 해왔다"라며 "이런 부분이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 후보가 서로 비방전을 벌이면서 진보당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도 있다. 민주당은 자당 소속으로 영광군수 재선거 출마를 준비했던 장현 후보가 경선 과정에 반발하며 조국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긴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또한 조국혁신당 후보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1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영광에는 보증금 없이 2년 임대차 계약을 맺어 거주하고 있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는 전과 경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세일 후보는 선관위에 지난 1989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2014년 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900만원을 받았다고 신고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장현 후보는 "사기 전과가 있는 후보의 공천 배제를 (민주당에) 요구했다가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석하 진보당 후보도 음주 운전과 집시법 위반 등의 전과를 7건 신고했지만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민주당에서는 여유가 사라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전남 영광에서 오전 내내 지원 유세를 펼친 데 이어 사전투표 당일인 11일에도 영광을 찾아 장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영광에서 월세방을 얻어놓고 숙식 선거운동을 펼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출근 인사를 하거나 군민과 소통하며 바닥을 훑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뉴시스에 "영광 군수 재선거의 경우 몇 표 차이로 승리하느냐보다 이기는 게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지도부 인사는 "승리를 목표로 뛰고 있지만 선거에서 지더라도 조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가 고공전을 펼치며 싸우고 있는 와중에 조용히 밑바닥을 훑으며 지역 민심을 파고든 진보당이 영광에서 '반란'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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