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성과 없는 윤·한 면담…여권 '김건희 내홍' 지속 불가피
'윤 대통령 반응 빠진' 브리핑에 친한계 "빈손 회동"
윤 대통령, 한동훈 요구 수용하지 않은 듯
"면담 성과 없어 야당 상대 더 어려워져…윤·한 갈등 더 커질까 우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에 앞서 인사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한재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면담에서 핵심 현안인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여권 내부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면담에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경청하고 자세히 설명했지만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하는 논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은 면담이 끝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브리핑에서 "한 대표는 오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의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 필요성을 (말했다)"며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밝힌 3가지 방안, 즉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별 설명 및 해소와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또 "(한 대표가) 우리 정부의 개혁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다만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 발언에 대해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용산을 취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함구했다. 한 대표가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면담 이후 공식 브리핑은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는 이전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던 것들, 그리고 안 했던 것들을 대통령에게 많이 물었다"며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 자세히 듣고 일일이 설명을 다 했다. 경청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 결과물은 없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 반응을 생략한 당정의 브리핑을 두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친한계 당직자는 뉴시스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한계 당직자도 "내용이 전혀 없다. 사실상 다 거부한 것"이라며 "4시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대통령이 20분 늦게 왔다"고 했다. "빈손 회동"이라는 말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한 대표가 기분이 나빠서 그냥 집에 갔다는 얘기도 있다"며 "브리핑이 하이라이트인데 박정하 비서실장이 왔다는 것 자체가 회담 결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야권이 명태균씨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사건 불기소 처분 등으로 김 여사 관련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 대표와 친한계가 김 여사 문제를 접어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 문제를 고리로 한 윤·한 갈등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해결을 계속 요구하고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당정 갈등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앞으로 김 여사 특검에 관한 야당의 공세가 더 강해질 것"이라며 "면담의 성과가 있어야 야당을 상대할 수 있었을텐데 어려워졌다. 여권 내부 갈등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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