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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교수들 "연구시간, 과거 3분의1 수준…성과 급감"

등록 2024.11.22 15: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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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교수 비대위 연구역량 조사결과

"내년 이후부터 연구성과 급격히 하락할 것"

"국가경쟁력 의학 연구역량 10년 이상 퇴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2024.10.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2024.10.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10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암이나 신약 개발 연구 등 의학 연구에 할애하는 시간이 사태 전에 비해 3분의1 수준(35.7%)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에 10시간을 썼다면 현재는 3.5시간 밖에 쓰지 못한다는 의미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진료와 교육, 연구는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수의 책무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의과학 연구 역량이 무너지고 있다"며 지난 12~15일 시행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비대위는 "연구 역량의 하락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데 보통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림을 고려할 때, 현재 상급종합병원의 파행적 상황은 내년 이후부터 실제 연구 성과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들이 의정 갈등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진료 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다. 연구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힘든 이유다.

비대위는 "당장 급한 진료 업무만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오랜 시일을 투자해야 하는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난다"면서 "조사 결과 교수 10명 중 7명은 24시간 근무 후 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45%)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진료량 축소 조치 등으로 사태 초기에 비해선 다소 나아졌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교수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놓여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연구 성과는 오히려 줄어들고 다른 국가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공계의 미래 역시 암담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림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의학 분야 연구 논문 수는 세계 13위에 올랐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 최근 몇 년간 정체 상태다.

비대위는 "세계적으로 첨단과학 분야 연구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의 한마디에 연구 개발 예산이 삭감되고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를 가기 위해 다니던 대학교를 그만두고 있다"면서 "이공계는 미래 연구 인재가 사라지고 의학계는 연구 역량이 소진되는 초유의 상황으로, 모두 하루아침에 이뤄진 2천명 의대 증원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무너져버린 연구 역량을 복원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면서 "의과학 연구 역량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데 이대로라면 의학계의 연구 역량은 10년 이상 퇴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개혁이란 미명 아래 밀어붙이는 정책이 국가 미래를 책임질 연구 역량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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