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국장 "러시아, 공화당 해킹도 성공했지만 공개 안 해"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러시아가 미국 대선 기간 공화당 해킹에도 성공했지만 취득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10일(현지시간)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방송 등에 따르면 코미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코미 국장이 작년 11월 대선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미 국장은 공화당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해킹 표적이 됐느냐는 질문에 "주(州) 단위 조직과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예전 도메인 등 일부 단체와 선거캠프에 대한 성공적 침투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코미 국장은 해킹된 RNC 도메인은 공격을 받은 당시 사용하지 않던 계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거기서 정보를 수확했지만 오래된 내용 뿐이었다"며 "아무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로 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캠프나 RNC의 현재 계정이 성공적으로 해킹당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코미 국장은 러시아가 공화당과 민주당 해킹에 사용한 기술은 비슷했다며 "RNC보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더 깊고 광범위하게 들어갔다"고 인정했다.
WSJ는 앞서 오래 전 사망한 RNC 관계자의 이메일 계정이 대선 기간 해킹을 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공화당을 표적으로 러시아가 시도한 해킹 범위는 민주당보다 넓지 않았다고 알려졌었다.
코미 국장은 FBI가 민주당 해킹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연관성을 수사했느냐는 질의가 나오자 "이런 공식 석상에서는 어떤 수사 내용도 확인 혹은 부인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FBI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표적 수사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선 "난 정치에 관한 한 음치나 다름없다"고 부정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코미 국장 외에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출석했다.
클래퍼 국장은 러시아는 애초 트럼프 당선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이들은 그를 비주류 후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인이 사업가이기 때문에 민주당보다 거래가 쉬울 거라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원 군사위원회는 정보위에 앞서 지난 5일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의혹에 관한 청문회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에는 클래퍼 DNI 국장, 로저스 NSA 국장, 마르셀 레트라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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