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버리고 美에게로 갔지만…“영국, 미국과 무역협정시 주권 제약”
【뉴델리=AP/뉴시스】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1년동안 세계를 급변시켰다"면서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정치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은 모두 최근 수십년간의 변화에 대한 저소득층과 일자리를 뺏긴 국민들의 불만이 투표로 표출된 것이라고 메이총리는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했을 당시의 메이 총리. 2016.11.15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영국과 미국의 무역협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해 EU탈퇴로 주권이 회복되길 원하는 영국인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미국과 유럽 간 ‘범대서양 무역 협상’의 역사는 그 반대로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향후 약제비와 식품 안전을 비롯해 사법관할권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항을 놓고 미국과 타협을 봐야할 수도 있다.
‘주권을 되찾자’며 지난 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탈퇴를 선택한 영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오히려 주권이 제약당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 셈이다.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EU와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인 ‘범대서양투자무역동반자협정(TTIP)’의 경우, 제한없는 시장 접근을 선호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 각국의 규제를 무력화하길 원하는 모델로 간주돼 논란이 인 바 있다.
가디언은 환경과 보건, 제약, 농업, 법적 분쟁 부문에서 많은 문제들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환경 부문에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영국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권을 얻게 되면, 현재 초기단계에 와 있는 재생에너지 산업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농업부문 로비스트들은 농약과 제초제 사용 혹은 유전자변형생물체(GMO) 표시에 대한 제한을 줄이도록 압력을 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영국 측이 거부하면 영국 농민들은 규제를 덜 받는 미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를 받을 수 있다.
TTIP 협상 기간 최대 우려는 미국 보험사들과 의료서비스 업체들이 영국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접근을 위해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가디언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 무역 협상을 서둘러 체결할 경우 결과적으로 NHS 민영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16일 조나단 애슈워스 예비 내각 보건 장관을 인용해 전했다.
이밖에 법적 분쟁도 영·미 양국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무역 법률가들은 비관세가 적용되는 서비스 부문 국제 거래에서 분쟁 처리를 위한 협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U 단일시장에서 억울한 당사자들은 자국 법원에 소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최종적으로 유럽사법재판소에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TTIP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은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조항에 따라 소위 투자자법원에 제소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를 제소한 기업들은 공개 재판이 아닌 비공개 변호사단으로 구성된 중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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