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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틸러슨 美국무 접견…"수시간 기다린 끝에 어렵게 성사"

등록 2017.04.13 02: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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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04.12

【모스크바=AP/뉴시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7.04.1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크렘린궁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틸러슨 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배석했다.



 NYT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간 만남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틸러슨 장관이 여러 시간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면담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NYT는 틸러슨 장관이 러시아에 도착하기 불과 24시간 전 미국 백악관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두둔하고 있는 러시아를 맹비난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11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발생한 일을 감추려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가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해 국제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라고 비난했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틸러슨 장관 면담은 마지막까지도 성사여부가 불투명했었다. CNN방송은 이날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틸러슨 장관을 만나 미국의 시리아 폭격에 대한 경고를 전한 뒤 푸틴과 틸러슨 장관의 면담이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의 회담에서 "지난주 미군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격은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는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매우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행동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런 행위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지난 주초까지만 하더라도 푸틴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0일 “푸틴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당초부터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만나는 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S.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12일 푸틴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면담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틸러슨 장관을 면담하기 전 국영 미르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러 양국 관계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무 차원,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의 신뢰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개선되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7일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미사일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시리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나.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다.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17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2013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우정의 메달’까지 받은 친러파였다. 이런 사실로 인해 틸러슨 장관은 인준 청문회 때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국무장관 취임 이후 러시아에 대해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다. 그는 만일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를 풀어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군 점령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89명의 민간인을 살상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아사드 정권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에 최후통첩과 같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틸러슨 장관은 11일 이탈리아 루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에서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 함께 아사드 정권에 대적해 싸울 것인지 아니면 아사드 정권과 함께 할 것인지 양자택일해야 한다"라고 말했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와 관련 “잘못된 선택사항들(wrong choices)” 이라고 일축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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