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경찰, 자폭테러범 아베디 '주변적 인물'로 주목
【맨체스터=AP/뉴시스】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알버트 광장에서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2017.5.24.
동창생은 "태도에 문제 있었다"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2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60여명에게 부상을 입힌 영국 맨체스터 콘서트장 자살폭탄테러범 살만 라마단 아베디(22)가 안보당국의 주시를 받은 인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급진이슬람 활동으로 인한 '고 위험 인물'로 간주되거나 구체적인 수사대상에 포함됐었던 것은 아니고, '주변적 인물(a peripheral figure)' 정도로 간주됐었다고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달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자동차 테러'를 저질렀던 칼리드 마수드의 경우와 비슷했다는 것이다.
아베디와 마수드가 수상한 활동으로 안보 당국의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고위험 인물'로는 분류되지 않아 집중적인 감시감독을 받지는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영국 안보당국의 무능 및 대테러전 허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일명 '외로운 늑대'형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당국은 이번 테러가 아베디의 단독범행인지 아니면 다른 인물 또는 조직이 연계됐는지 조사 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언론이 테러범의 신원을 리비아계 아베디로 보도하기 전부터 현지 리비아 커뮤니티에서는 자폭테러범이 리비아계일 수 있다고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리비아 내전에 참여했다가 귀국한 청년들 중에 특히 서구 사회에 대한 분노심을 강하게 나타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비아계 주민 대다수는 평소 비교적 얌전하고 어른들에게 정중한 태도를 나타냈던 아베디가 끔찍한 대량살상 범죄를 저지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맨체스터 리비아 사회의 한 인사는 가디언에게 "살만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게 너무 놀랍다"면서 "그는 조용한 아이였다. 항상 내게 정중했다. 이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한 학교 동창생은 아베디가 "종교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지만, 항상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 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디의 아버지 아부 이스마일 아베디는 현지 커뮤니티에서 꽤 유명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사원에서 아잔(기도시간을 알리는 사람)으로 일할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유명했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아부 이스마일은 항상 지하드 이념을 매우 반대해온 사람"이라면서 "IS(행위)는 지하드도 아니고 범죄"라고 말했다. 또 "그의 가족이 매우 절망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러범 아베디의 어머니는 사미아란 이름의 여성으로 알려졌다. 형제자매로는 이스마일과 하솀, 그리고 누이 조마나가 있다. 경찰이 23일 아베디의 집 근처에서 체포한 23세 남성이 아베디의 형 이스마일인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아베디 가족이 다녔던 디즈버리 모스크의 고위 간부인 모하마드 사에드는 가디언에 "내가 사원에서 IS와 리비아의 안사르 알 샤리아를 비판하는 설교를 했더니 살만 아베디가 나를 화난 표정으로 바라보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디즈버리 모스크는 아라비아,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의 무슬림들이 다니는 중도 성향의 이슬람 사원이다.
현지 경찰은 테러 모의 및 지원혐의로 지난해 9년형을 받고 수감된 압달라우프 압달라(24)와 아베디가 친분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압달라는 리비아 내전에 참전했다가 영국으로 돌아온 인물로, 시리아로 영국인들을 보내는 일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한 친지는 "맨체스터의 모든 리비아 인들은 서로 알고 지낸다"며 "아베디와 압달라도 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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