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테러 현장 노숙자 영웅 "사람 돕는 건 인지상정"
맨체스터 경기장 밖에서 노숙하던 스티븐 존스는 테러 당시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도와 영웅이 됐다.
그는 23일 TV 방송사 ITN과의 인터뷰에서 “ 처음엔 굉음이 들려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는데 그 다음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며 “(폭발에) 강풍이 느껴졌고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도 당시 노숙하는 친구와 함께 벌떡 일어나 같이 뛰기 시작했다가 뭔가 큰 일이 일어났다고 깨닫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사람이고 인정이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것은 본능이며 사람이라면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가 다시 돌아간 현장에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피를 흘리고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었다.
경찰은 자폭테러범이 사용한 폭발장치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존스는 못에 다친 사람들을 목격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피가 흐르는 팔에서 박힌 못을 빼는 모습을 분명히 봤다”라며 "한 여자아이의 얼굴에는 못이 2개나 박혔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쳐서 피를 흘리는 아이가 비명을 지르고 울고 있었다"라며 "내가 그 상황에서 아이들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을 버리고 간 내 자신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료 노숙자와 함께 현장에서 피 흘리는 아이들의 얼굴을 닦아주었고 응급대원이 올 때까지 다리에 심하게 피를 흘리는 여성의 다리를 지혈했다.
존스의 영웅적 행동에 그를 도우려는 기부의 손길이 몰리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의 헌신적 행동이 알려지면서 다이앤 무어가 그가 지낼 곳을 얻도록 지원하기 위한 모금사이트 '저스트 기빙'(Just Giving)을 개설했다. 이 사이트가 개설되자마자 모금액은 목표치인 650달러(약 73만 원)의 2배를 훌쩍 뛰어 넘어버렸다.
존스의 행동으로 맨체스터 노숙자 문제가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앤디 번햄 그레이터맨체스터 주지사도 자신의 연봉의 15%를 노숙자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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