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삼성전자, 현지 생산체제 강화로 가전 시장 1위 굳히기
프리미엄 가전시장 공략 강화 등으로 위상 더욱 높아질 듯 문 대통령 미국 순방일정 중 발표해 민간외교 역할도 '톡톡'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가전 시장에서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함으로써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일정에 맞춰 현지 투자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보호무역을 강화하며 한국에 불만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선물'도 제공,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3억8000만 달러(약 4345억원)를 투입해 가전 공장을 짓고, 내년 초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고용규모는 약 950명 수준이다.
뉴베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 항구에서 241㎞ 떨어진 지역으로, 삼성전자는 미국의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조만간 폐쇄할 예정인 뉴베리의 발전기 조립공장 부지를 활용해 생산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시장에 파는 TV는 멕시코 티후아나, 냉장고 등 가전은 멕시코 게레타로에서 생산해 판매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 적극 대응, 대규모 투자에 나섬으로써 현지에서의 이미지 강화와 함께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게 됐다. 현지 일자리 창출로 현지에서 얻는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효과는 덤이다.
미국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격전지다. 미국 생활가전시장은 매년 평균 4%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약 300억 달러(약 34조30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북미의 대표적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를 인수하면서 주택·건축 시장을 주 타깃으로 하는 빌트인 가전 생산거점(美 캘리포니아 인더스트리 소재)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번 신규 생산거점 확대로 삼성전자가 미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 19.2%로 미국 주요 가전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p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16년 2분기에 1위(16.7%) 자리에 오른 이후 4분기 연속(16.7%→18.8%→18.7%→19.2%) 왕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시장점유율에서도 17.3%로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세탁기가 올해 1분기에 점유율 1위(19.7%)를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지난해 출시한 애드워시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3분기에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는 신제품 판매 성과로 3분기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드럼세탁기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5.9%p 성장한 27.1%의 점유율로 3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삼성전자 냉장고는 프렌치도어와 양문형 부문에서 올해 1분기 모두 1위를 차지하며 2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34.0%의 시장점유율로 32분기 연속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30.8%로 8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이후,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7.7%p 증가하며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양문형 냉장고 역시 점유율 22.3%로 4분기 연속 1위를 이어갔다.
프리미엄 시장의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삼성전자는 2500달러 이상의 프렌치도어 냉장고와 2000달러 이상의 양문형 냉장고가 각각 37.0%(1위), 36.4%(1위)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삼성전자는 40여년간 미국에서 가전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혁신적인 프리미엄 가전제품들로 미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번 생산거점 확보를 계기로 미국에서의 사업확장은 물론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