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하루전 지진에 불안감 고조…학교건물 '균열' 사진에 멘붕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지진으로 훼손된 학교 건물 안. (사진출처=인터넷커뮤니티)

교육부 "감독관 지시 따르라" 뒷짐
 학생 "학교내부 이 지경인데 감독만 따르라니"

【세종=뉴시스】백영미 기자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교육당국은 지진이 발생한지 한시간 가까이 되도록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라"는 등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5의 지진은 강력했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는 못 미쳤지만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철원 등에서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였다. 지진규모가 3.0 이상만 되도 건물안에서 일부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강도가 높았는지 알 수 있다.

 문제는 수능 출제부터 시행까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교육부가 지진 발생후 취한 태도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날 지진이 발생하면 교사들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학생들을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마련한 수능시험 당일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 및 대처 가이드라인을 따르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인터넷상에는 학교 내부 건물이 크게 훼손된 사진 등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한 누리꾼은 "학교 내부가 이 지경인데 감독관의 말만 따르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책상 밑에 대피하면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대피했다가)시험치던 중 다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교육부의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 및 대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험장에 전달되는 85개 시험지구별 대처 가이드라인은 가~다 3단계로 구분된다. 

 이에 따르면 가 단계는 진동이 경미해 중단없이 시험을 계속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나 단계는 진동은 느껴지나 위협적이지 않아 일시적으로 책상 밑에 대피했더라도 시험을 재개할 수 있는 경우다. 다 단계는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될 때 통보되며 이 때 시험장 내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한다.

 지진이 가벼워 시험을 계속 칠 수 있는데도 수험생이 시험 감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교실 밖으로 무단이탈하면 시험포기자로 처리된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이날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의 한 학부모 A씨는 "제대로 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러도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실력발휘를 못할까 걱정인데 내일 여진이라도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울상을 지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지진이 발생한지 한시간 가까이 흐른 오후 3시50분께 '포항 지진 관련 2018 수능 시행 관련 사전 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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