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이란 시위, 진행속도 너무 빨라 자발성 의심"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란에서 31일 아침(현지시간) 내무장관이 시위 참여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경고했으나 이날 저녁 나흘째의 야간 시위 계획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전날 밤 시위 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위대들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고 종교혁명 후 국정을 좌지우지해온 성직자 계층에 대한 염증과 반발을 표출했다.
지난 2009년 당시 보수적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부정선거 재선을 규탄하며 퇴진을 요구하던 시위 이래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28일 밤 한 지방도시에서 경제난 항의에서 시작되었다가 민중 사이에 내재된 근본적 불만이 터져나오며 '자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부 진보 및 온건파 사이에서는 시위 확산 속도와 폭력화에의 경향을 두고 자연적 발전, 자발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이란 현지 특파원 기사를 통해 전했다. 구호 내용 등에서 시위가 너무 빨리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비디오에서 시위대는 쓰레기 통에 방화하고, 아야톨라(최고지도자) 상을 끌어내리는가 하면 관공서 건물에 난입하려고 하는데 물가와 경제난 항의에서 너무 비약해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권위있는 개혁파 논평가인 하미드레자 자라이푸르는 "우리 개혁파는 '정권 교체 시도자'들이 선동하는 시위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즉 30일(토)부터 표출되고 있는 시위의 새 물결은 자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시위에 참여한 이란 대학생들도 시위의 전개 속도에 놀라고 있다고 한다.
28일(목) 밤 마쉬하드 시에서 시작된 첫 시위도 현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반대하는 캠프의 선봉인 강경파 성직자 에브라힘 라이시가 권장한 것으로 이 시의 많은 시민들이 믿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시위가 확산되면서 30일 밤부터 이동통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고 인터넷 접속이 자주 끊겼다. 이번 시위들은 이란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텔레그램을 통해 조직되었다.
30일 이란의 정보장관이 트윗으로 텔레그램의 창설자에게 시위 폭력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채널 봉쇄를 요구했다. 수 시간 후 텔레그램은 인기 채널인 아마드뉴스에 대한 접속을 막았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의 파벨 뒤로프 CEO는 이 채널이 사람들에게 경찰에게 화염병을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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